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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고개를 돌린 진시후는 긴 치마를 입은 양나민이 아름다운 눈으로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 진시후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착각하지 마. 난 여기 사람을 죽이러 온 거야. 너랑은 아무 상관 없어.” 양나민은 진시후의 말을 듣고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 “죽어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네. 애쓰지 마. 네가 내 뒤를 밟는다고 해도 아무 소용 없으니까!” “퉤! 꺼져!” 진시후는 짜증 난 얼굴로 몸을 돌렸다. “못되기만 한 줄 알았더니 이런 바에 온 걸 보면 아주 방탕하고 문란한가 봐. 심지어 부끄러운 줄도 모르네. 흥.” 진시후는 걸음을 옮겨 바 안쪽으로 향했다. “이 자식! 지금 누구한테 문란하대? 너 거기 안 서?” 양나민은 진시후를 뒤따라 안으로 들어갔으나 진시후는 이미 온데간데없었다. 양나민은 화가 나서 주먹을 꽉 움켜쥐고 몸을 부들부들 떨다가 이내 억울한 듯 눈물을 글썽였다. 그녀는 못되지도 않았고 방탕하거나 문란하지도 않았다. ‘진시후 이 빌어먹을 자식, 날 그 따위로 평가해?’ 바 안에서는 스트리퍼가 폴을 이용해 요염하게 춤을 추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본 양나민은 곧바로 얼굴이 빨개지면서 고개를 돌려 B350룸을 찾기 시작했다. 이때 진시후는 이미 바의 꼭대기 층에 도착했다. 가장 호화로운 룸 밖에 선 진시후는 룸 문을 박차고 안으로 들어갔다. 룸 안의 상황을 본 진시후는 순간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오르면서 살기가 들끓었다. 룸 안. 변은규는 소파에 앉아 여유롭게 담배를 피우고 있었고, 그의 맞은편에는 40대로 보이는 긴 머리의 여자가 앉아 있었다. 여자는 관리를 열심히 했는지 피부가 희고 매끈했으며 안경을 쓰고 있어 사회적 지위가 꽤 높아 보였다. 그러나 여자가 입고 있는 옷은 찢겨서 너덜너덜했고 가슴, 배, 허벅지에는 담뱃불에 덴 흔적이 남아있었다. 그 여자는 바로 진성 그룹의 재무팀 팀장 안나연이었다. 안나연은 몸을 덜덜 떨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녀는 변은규를 향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냥 죽여. 난 아무것도 몰라. 진짜 아무것도 모른다고! 제발, 제발 날 죽여줘. 날 죽여달라고!” 변은규는 큰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죽여달라고? 그건 너무 낭비지. 비록 나이가 많긴 해도 내 룸살롱에서 몸을 팔면 몇 년은 더 돈을 벌 수 있다고. 하하하!” 쾅! 이때 진시후가 문을 박차고 안으로 들어갔다. 변은규가 안나연을 지독하게 학대한 모습을 본 진시후는 마음속에서 분노가 치밀어올라 성큼성큼 걸어 안나연의 앞에 섰다. “아줌마, 괜찮으세요?” 진시후가 겉옷을 벗어 안나연의 몸에 걸쳐주었다. 안나연은 몸을 덜덜 떨며 의아한 얼굴로 진시후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몸을 움찔 떨더니 이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진유석 대표님 아들 진시후? 세상에, 이제 다 나은 거야? 진 대표, 그러지 말고 얼른 여기를 떠나!” “하하하하! 이거 아주 잘됐네!” 변은규는 기고만장한 얼굴로 미친 듯이 웃어댔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진시후를 위아래로 살펴보면서 말했다. “네가 바로 진유석 대표의 아들이야? 하하하, 그러면 네 아버지가 본인이 연구하던 장수 코드를 어디에 숨겼는지도 알겠네?” 진시후는 상황을 파악한 뒤 변은규를 노려보며 말했다. “그러니까 너랑 네 아버지가 진성 그룹에 불을 지르고 사람들을 무참하게 죽였던 이유가 장수 코드를 찾기 위해서였어?” 변은규는 손뼉을 치면서 득의양양하게 말했다. “반만 맞았어. 나는 네 아버지가 장수 코드를 네게 넘겨줬을 거라 믿어. 하하하하, 너를 잡는다면 나는 모든 걸 얻게 돼. 정말 기분 좋네! 내가 아주 큰 공을 세우게 됐어!” 진시후의 눈동자에서 분노의 불길이 불타올랐다. 그는 앞으로 한 걸음 나서더니 변은규의 뺨을 네 번 후려쳤다. 변은규는 순식간에 뺨이 붉게 부어올랐다. 그는 이내 두려운 얼굴로 말했다. “너… 너 간덩이가 부은 거야? 감히 나를 때려? 안 선생님, 민 선생님, 이 자식을 붙잡아요!” 슈슉. 두 노인이 룸 안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기세등등했고 압박감이 넘쳤다. 변은규는 분노에 찬 눈빛으로 진시후를 손가락질하며 말했다. “이 빌어먹을 자식, 넌 죽었어. 안 선생님과 민 선생님 모두 종사급 고수이고 우리 아버지가 날 지키라고 보내준 사람들이야. 오늘 네게 우리 변씨 가문의 지위를 각인시켜 줄게.” 두 종사는 진시후를 힐끗 바라보았으나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안지혁은 앞으로 한 걸음 나서며 진시후를 향해 손을 뻗었다. 짝! 진시후가 갑자기 안지혁의 뺨을 때렸다. 투둑. 안지혁의 머리가 720도 회전하더니 그대로 목이 부러지면서 죽어버렸다. 다른 한 종사는 그 광경을 보더니 겁을 먹고 몸을 돌려 도망치려고 했다. 이때 진시후가 손을 들었고 푹 소리와 함께 기운 한 줄기가 노인의 목을 꿰뚫었다. 노인은 목을 잡고 고개를 돌리더니 경악한 얼굴로 진시후를 바라보았다. “연... 연기사...” 변은규는 눈이 휘둥그레진 채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그는 두 종사 수준의 경호원이 순식간에 죽을 줄은 몰랐다. ‘어떻게 이렇게 강한 거지?’ “너... 윽!” 변은규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다가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 그는 겁을 먹어서 죽었다. 진시후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진시후는 변은규를 살려둬서 그를 이용해 변민형을 불러올 생각이었는데 그가 이렇게 쉽게 죽을 줄은 몰랐다. 이때 또 사람 두 명이 룸 안으로 들어왔다. 가장 앞에 서 있는 사람은 휘그 바의 사장 우태진이었다. 다급히 달려온 우태진은 바닥에 널브러진 변은규의 시체를 보더니 두 다리에 힘이 풀렸다. “변은규 씨, 변은규 씨 괜찮으세요?” 우태진이 바닥에 무릎을 꿇고 변은규의 시체를 흔들었다. “당신도 변은규의 사람인가요?” 진시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우태진은 고개를 들더니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저... 저는 휘그 바의 사장입니다. 변은규 씨는... 변민형 씨의 아들이에요. 변은규 씨가 저희 바에서 죽는다면 저도 끝장입니다. 변은규 씨를 지켜주는 두 종사가 저를 죽여버릴 거예요!” 진시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바닥에 누워있는 두 노인을 가리키는 겁니까?” 고개를 든 우태진은 두 노인의 시체를 보더니 더 겁에 질렸다. 단주시의 가장 강한 두 명의 종사가 이렇게 허무히 죽어버리다니. 눈앞의 이 젊은이는 대체 정체가 뭘까? 우태진은 진시후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선생님, 걱정하지 마세요. 제... 제가 이 일을 잘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절대 변은규 씨의 죽음이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게 하겠습니다.” 진시후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요. 이 소식을 밖에 알려야 해요. 그리고 최대한 빨리 변민형이 이 사실을 알게 해야 해요. 그 사람에게 내가 단주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하세요!” “네?” 우태진은 경악한 얼굴로 진시후를 바라보았다. 눈앞의 이 젊은이는 변민형과 정면에서 부딪칠 생각인 걸까? 그는 변민형이 이미 그간 알게 모르게 강성의 일인자가 되었다는 걸 모르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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