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화
장명훈은 문 앞에 서서 옷매무새를 고치며 낮은 목소리로 지시했다.
“호텔에 있는 명주를 전부 이쪽으로 가져와.”
“네?”
총지배인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전부 말입니까?”
그러자 장명훈이 차갑게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오늘 지나면 넌 돼지 같은 네 여친이랑 손잡고 시골로 내려가. 더는 사고 치지 말고. 오늘 여기 VIP 손님이 불만이라도 가지면, 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널 끌고 같이 갈 거야. 꺼져!”
총지배인은 숨도 못 쉬고 쫓기듯 뛰어나갔다.
밖의 소란이 들리자 진시후가 고개를 돌렸다.
“정리는 끝났어?”
장명훈은 두 발을 모으고 학생처럼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확인했습니다. 이영우가 김유준에게서 2억을 받고 양 대표님 일행을 모욕하려 했습니다.”
“김유준? 그렇게 맞고도 아직 정신을 못 차렸네. 어디 있어? 안내해.”
그 시각, 김유준도 분위기가 이상함을 눈치챘다.
하지만 문밖으로 뛰쳐나갈 엄두는 못 냈다.
문을 지키는 사내들의 시선이, 묘하게 진시후를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김 도련님은 그렇게 맞고도 버릇이 안 고쳐졌나 보네.”
진시후가 웃으며 룸으로 들어섰다.
김유준이 홱 돌아서며 이영우를 노려봤다.
“이 쓸모없는 자식아, 감히 나를 배신해?”
짝!
김유준은 준비가 덜 된 상태로 서 있는 이영우의 따귀를 때렸다. 이영우는 멍하니 볼을 감싼 채 김유준만 바라봤다.
진시후가 손짓하자 장명훈이 파이프를 건넸다.
“이영우 맞지? 저 자식의 다리를 부러뜨려. 그러면 오늘 일은 없던 걸로 해 줄게.”
그러자 파이프가 이영우의 다리로 떨어졌다.
그 순간, 이영우은 몸을 파르르 떨었다.
‘김유준의 다리를 부러뜨린다고? 그러면 내 목숨은 누가 보장해? 김씨 가문의 실력이라면 날 죽이는 건 벌레를 밟아버리는 것보다 더 쉽겠지.’
진시후가 의자를 끌어다 앉았다.
“왜, 못 하겠어? 그럼 오늘 다리가 부러질 사람은 너일 거야.”
그 말에 이영우의 눈빛이 순간 날카로워졌다.
하지만 그래도 망설임은 여전했다.
다리와 목숨 중 하나를 선택하는 건 그리 어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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