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화
“제주도 심씨 가문과 부산 이씨 가문은 사이가 안 좋기로 유명한데, 이 대표님 아니야? 왜 여기에 온 거지?”
파티장 안에서 손님들의 수군거림이 퍼져 나갔다.
모든 시선이 문가에 서 있는 그 길고 곧은 그림자에 꽂혔다.
이시현은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정장은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었지만, 눈빛은 음울할 정도로 가라앉아 있었다.
그의 시선은 서고은과 심준서가 꽉 맞잡은 손 위에 집요하게 박혀 있었다.
마치 그 손을 불태워 구멍이라도 낼 것 같았다.
“이 대표님 눈이 완전히 서고은 씨한테 고정됐는데? 설마 신부 빼앗으러 온 거 아니야?”
심준서는 거의 반사적으로 서고은을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 그의 팔이 그녀 앞을 가로막으며 보이지 않는 벽처럼 둘러섰다.
하지만 서고은은 뜻밖에도 아주 침착했다. 그녀는 이시현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이 대표님이 어떻게 오셨죠? 혹시 신혼 선물을 주러 오신 건가요?”
그 한마디는 날카로운 칼이 되어 이시현의 가슴을 깊숙이 찔렀다. 그의 턱이 팽팽하게 굳고 관자놀이에 핏줄이 도드라졌다.
“고은아.”
이시현의 쉰 목소리가 쥐어짜듯 나왔다.
“나랑 돌아가자.”
서고은의 미소가 더 깊어졌다.
“돌아가서 뭘 하죠? 계속 임단비를 사랑하는 모습이라도 지켜보라는 건가요?”
“나는 임단비를 좋아하지 않아!”
거의 포효하듯 이시현이 말했다. 그 목소리가 파티장을 울리자, 순간, 장 안이 술렁였다.
“내가 좋아하는 건 너야!”
사람들이 일제히 숨을 들이키며 웅성거림이 한순간에 폭발했다.
“진짜 신부 뺏으러 왔나 봐!”
“아니, 이 대표님은 여자한테 관심 없다더니 한 번 마음 주면 이렇게까지 하는 거야?”
“심씨 가문 도련님과 동시에 서고은을 좋아하다니... 이건 진짜 대박이다.”
이시현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이미 한계에 다다른 감정을 억눌렀다.
“장소를 바꿔서 이야기하자.”
냉소를 터뜨리며 심준서가 입을 열었다.
“이 대표님, 여긴 당신을 환영하지 않습니다.”
그때 서고은이 가볍게 심준서의 손을 눌렀다.
“괜찮아. 내가 직접 정리할게.”
심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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