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화
“10년 전, 부산의 요트 파티에서 누나가 누구를 구했는지 잊은 건 아니겠죠?”
서고은은 잠시 멍해졌다.
기억이 순식간에 십 년 전의 그날로 돌아갔다.
그날 요트 파티에서 서고은은 갑판 끝에 서서 바람을 쐬고 있었다.
‘풍덩!’
그때 누군가 물에 빠지는 소리가 들렸다.
어린 남자아이가 바다로 떨어진 것이었다.
주변 사람들이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서고은은 이미 바다로 몸을 던졌다.
차갑고 뼈를 에는 바닷물에서 서고은은 필사적으로 허우적거리며 버둥대는 아이를 향해 헤엄쳤다.
몇 번이나 물을 들이마신 끝에 드디어 아이를 붙잡아 끌어올렸다.
“괜찮아?”
그녀는 흠뻑 젖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무릎을 꿇어 아이에게 응급처치했다.
아이는 물을 몇 번 토해내고서야 눈을 떴고 속눈썹에는 아직도 물방울이 맺혀 있었다.
서고은은 외투를 벗어 떨고 있는 아이를 감싸 주었다.
“꼬맹아, 다음부턴 조심해. 함부로 갑판으로 돌아다니지 말고.”
아이는 그녀의 옷자락을 꼭 움켜쥐었고 눈빛이 맑게 빛났다.
서고은은 이내 현실로 돌아왔다. 믿을 수 없다는 듯 심준서를 바라봤다.
“그때 물에 빠진 그 꼬맹이가 당신이라고요?”
심준서의 귀 끝이 살짝 붉어졌다.
“네. 나는 누나를 십 년 동안이나 찾아다녔어요.”
피식 웃으며 서고은이 대답했다.
“그때 당신은 열두 살이었고 나는 열여섯이었잖아요. 당신은 나보다 네 살이나 어려요.”
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땐 나도 아직 사랑이 뭔지 몰랐는데 설마 그때 첫눈에 반한 거라고요?”
심준서는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의 눈빛은 맑고, 태도는 진지했다.
“누나, 솔직하게 말해도 돼요?”
“네.”
“누나가 너무 눈부셨어요.”
그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태양 같은 사람이라서 눈을 뗄 수가 없었어요.”
서고은은 말문이 막혔다.
어릴 때부터 예쁘다는 말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지만, 심준서의 말은 전혀 다른 울림이었다.
그의 눈이 너무도 맑았다. 마치 마음을 통째로 꺼내 그녀 앞에 내놓는 듯했다.
“누나.”
심준서가 한 걸음 다가왔다.
“나는 진심으로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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