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11장
호텔에 오기 전의 설렘에 비하면 지금 지아의 곁에 앉아 있는 공은별은 한껏 풀이 죽은 채
매우 불편해 보였다.
지아는 곧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고 핑계를 찾아 화장실에 가서 자세히 그녀에게 캐물었다.
공은별은 좀 우물쭈물하다가 갈수록 말투가 점점 거칠어졌다.
뜻밖에도 고현진은 공은별의 어젯밤 맞선 상대였다.
어젯밤에 그녀는 상대방이 괜찮다고 느꼈지만 그는 밥을 먹는 내내 휴대폰으로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나중에는 음식이 다 나오지도 않았는데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가버렸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말로 하면 될 것을 사람을 내버려 두다니, 정말 품위가 없었다.
“엄마는 나더러 적극적으로 연락해서 이야기를 나누어보래. 이야기는 개뿔, 이미 마이너스 점수인데. 다음 사람이 더 좋을 거야.”
공은별의 말을 들은 지아는 그제야 무슨 일인지 알아차렸다.
“그 사람이 말한 잃어버린 친구가 혹시 황보도윤이 아닐까?”
그녀가 이렇게 일깨워 주니 공은별은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렇게 똑똑한 사람인데 길을 잃어버린다고?”
“주민등록증이 부서졌으면 재발급받으면 돼. 돈을 받거나 네가 데리고 재발급받으러 가면 되지 왜 너를 따라다니는 거야?”
재수 없는 사람을 보고 냉정해진 공은별은 이때 뭔가 낌새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어젯밤 한없이 환상적인 얼빠진 모습은 더는 없다.
자세히 생각해 보면 확실히 이상했다. 고현진은 분명히 이미 호텔 비용을 자신에게 이체해 줬고 금액도 적지 않으니 이미 계산이 끝난 셈이다.
“우연히 만났는데도 이렇게 대범하게 밥을 사는 것도 정말 이상해.”
예전에 거머리 같은 나쁜 사람 때문에 골치 아픈 적 있던 두 사람은 갑자기 경계하기 시작했다.
공은별은 갑자기 뭔가 떠오른 듯 눈빛이 빛나더니 신비롭게 지아의 귓가에 다가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
“오늘 메인 요리가 너인가 봐. 이따가 눈치를 잘 살펴봐. 내가 먼저 알아보고 있을게.”
이 설명은 조금 억지스러웠다. 한차례 혼인을 겪으면서 지아는 자신에 대해 자신감을 잃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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