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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4장

비록 커플인 척했지만 그녀는 고현진과 별다른 행동이 없었다. 오히려 고현진이 계속 몰래 그녀를 훔쳐보았다. 저녁에 호텔로 돌아온 지아는 이미 지쳐서 기진맥진했다. 내일 또 캠핑 갈 생각을 하며 그녀는 바로 침대에 쓰러졌다. “고현진이 너한테 잘해주던데.” 현성월은 딸에 대한 고현진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딸은 이 방면에서 조금 둔한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고현진에게 미적지근한 모습이 마치 사춘기 소녀 같았다. “아, 그래요?” 어머니의 질문에 대답하는 것조차 얼버무렸다. “넌 현진이가 별로야?” 역시 엄마답게 콕 집어 물었다. 지아는 침대 위의 베개를 안고 자신의 얼굴을 묻었다. “묻지 말아요. 엄마. 좋든 싫든 먼저 만나봐야 하지 않겠어요? 그렇게 많은 소개팅을 주선했는데 내가 그들에게 첫눈에 반하기를 바랐던 건 아니죠? 다 만나봐야 알아요.” 말은 이렇게 하지만 현성월의 마음은 어딘가 불안했다. 아마도 상대방이 방금 외국에서 돌아와서 자신은 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집안 형편이 너무 좋아서 딸이 시댁 사람들에게 중시를 받지 못할까 봐 걱정되기도 했다. 그녀는 딸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지아는 그 불안함을 눈치채고 엄마가 너무 예민하다고 핀잔했다. 엄마 뭔가를 발견한 게 분명하다는 생각에 지아는 얼른 화제를 돌렸다. “좋든 싫든 고현진은 연태우 같은 사람보다 훨씬 낫죠.” “엄마는 나에게 연태우를 소개하면서 조금도 걱정되지 않았어요? 고현진 씨는 이렇게 우수하니 우리가 고마워해야 하는 거예요. 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나도 주제를 알아요.” 현성월이 어찌 딸의 말 속의 원한을 알아듣지 못하겠는가. “연태우의 일은 내가 생각이 짧았어. 나도 나중에야 이 아이의 품행이 그리 좋지 않다는 말을 들었어. 나와 네 아버지도 원래 두 가문이 서로 알고 있으니 맞선에 동의한 거야. 엄마가 여기서 너에게 사과할게.” 현성월은 남편의 거듭된 설득에 생각을 바꿨다. 남녀가 한방을 쓰면 딸의 명성에 불리할 뿐만 아니라 만약 연태우가 억지로 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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