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58장
“아가씨, 사람을 보러 왔는데 과일도 안 가지고 오는 걸 보니 사이가 별로인 것 같네요.”
지아는 가슴이 서늘해졌다. 입이 너무 빨리 반응하다 보니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알지도 못하고 이렇게 큰 실수를 남겼다.
“할머니, 저는 지금 김 비서가 어떤 상황인지, 위급한지도 몰라 먼저 달려왔어요. 우리는 이런 건 신경 쓰지 않고 보통 돈을 주거든요. 그리고 우리 사이가 정말 좋지 않다면 제가 어떻게 주소를 알았겠어요?”
반응이 빠른 지아는 재빨리 말을 이었다.
절름발이 할머니는 여전히 경계하는 눈빛으로 지아를 봤지만 말투는 많이 누그러들었다.
“찾는 것도 어렵지 않아요. 며칠 후면 돌아와서 짐을 가져갈 테니 그때 다시 오면 돼요.”
지아는 며칠 후라는 말을 듣자 안달이 났다. 이틀 후면 아마 김 비서가 다시 출근할 수도 있는데 그때 가서 찾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할머니, 그럼 어디로 이사하였는지 아세요?”
할머니는 구경꾼들을 힐끗 쳐다보더니 지아의 뒤에서 천천히 다가오는 사내를 눈빛으로 물리쳤다.
“나도 몰라요. 그저 내 집을 임대했을 뿐이라. 그리고 이젠 임대도 취소했는데 왜 나와 이런 말을 하겠어요.”
그녀는 지아를 향해 말했지만 눈빛은 지아의 뒤를 바라보았다.
지아는 본능적으로 돌아서서 뒤로 고개를 돌렸는데 보자마자 안색이 파래졌다.
반바지만 입고 윗몸을 드러낸 두 남자가 멀지 않은 곳에 서서 거리낌 없이 그녀를 보고 있었다.
그들도 구경꾼이지만 지아를 보는 눈빛은 다른 사람과 확연히 달랐다.
지아는 마음이 점점 더 불안해져 이곳에 오래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할머니는 발을 구르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두 걸음 걸었을 뿐인데도 힘든 걸 보니 이 발은 점점 더 쓸모가 없어지네. 의사 선생님은 나더러 많이 움직이라고 했지만 우리 이곳은 저녁이 되면 가로등도 없어 넘어져도 보이지 않아. 그러니 내가 어딜 갈 수 있겠어?”
그녀는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것 같았지만 일부러 지아에게 들려주는 것 같기도 했다.
날은 점점 더 어두워지는 데 이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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