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65장
멍하니 거실에 서서 자신이 했던 일을 회상하던 지아는 왠지 창피해졌다.
“아아악.”
지아는 손가락으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뜯으며 이것보다 더 쪽팔릴 수 없다고 생각했다.
어렵게 용기를 내어 자신의 마음을 정시했는데 이런 장면이 될 줄이야. 그녀는 바람이 빠진 고무공처럼 힘없이 소파에 쓰러졌다.
털컥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고현진은 자연스럽게 손에 들린 주머니를 문 앞에 있는 테이블에 놓은 후 익숙하게 신발장에서 슬리퍼를 꺼내 갈아신었다.
이 집의 남자 주인인 것처럼 행동하는 고현진을 보며 지아는 너무 민망해서 발가락을 꼼지락거렸다. 발가락으로 지도라도 그릴 기세였다.
“아직, 아직 안 갔어요?”
지아는 잽싸게 소파에서 일어서며 물었다.
고현진은 부드럽게 웃을 뿐 더는 설명하지 않고 지아에게 물었다.
“내가 떠나는 게 싫었어요?”
이렇게 대담하게 직설적으로 물으니 얼굴이 빨개진 지아는 결국 감성이 이성을 누르고 대담하게 속심 말을 했다.
“가지 말아요. 현진 씨가 곁에서 지켜줬으면 좋겠어요.”
이런 말을 지아는 예전에도 했었다. 그때는 어떤 감정인지 잘 기억하지 못하지만 지금처럼 기쁘거나 흥분하지 않았을 것이다.
고현진은 재빨리 그녀의 곁으로 다가 지아를 쳐다봤다. 그의 그윽한 눈빛에는 지아만 담겨져 있었다.
“뭐라고 했어요? 잘 못 들었으니 다시 한번 말해줄래요?”
흥분했는지 아니면 믿을 수 없어서인지 고현진은 그의 귀를 지아의 입가에 대며 다시 듣고 싶다고 했다.
지아는 자신이 시원시원한 여자라고 생각했다. 처음 남자에게 고백할 때도 그녀는 당당하고 시원하게 말했는데 지금은 왠지 가슴이 세차게 뛰어 어떻게 입을 열어야 할지 몰라 한참을 머뭇거렸다.
고현진은 이 자세를 계속 유지했다. 총명한 그도 지금은 약간 어리석어 보였다.
지아는 갑자기 그에게 키스하고 싶었다.
입은 머리보다 더 빨리 움직였다. 그녀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이미 키스했다.
깜짝 놀란 고현진은 벌떡 일어나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는 식지로 그녀의 입술을 문질렀는데 두 눈에는 지아가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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