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71장
돌아가는 길에 두 사람은 차를 타고 돌아가지 않았다.
지아는 혼자 걷고 싶었다. 클럽에 한참 앉아 있었는데 산책 좀 하고 싶었다.
달이 없는 밤에 어슴푸레한 가로등 아래로 두 사람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이 기회를 틈타 고현진은 주동적으로 그녀에게 집안의 상황을 언급했다.
고현진의 가족은 일찍이 해외로 이주했는데 이번에 돌아온 것은 가족기업을 인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만의 사업을 하기 위해서였다.
황보도윤과 그의 집은 오래된 사이일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협력파트너이며 멀지 않은 친척 관계이기도 했다.
황보도윤의 할머니와 고현진의 할아버지는 친남매이다.
이 두 사람은 어릴 때부터 매우 마음이 맞았기 때문에 이번에 황보도윤이 고현진과 함께 돌아왔다.
황보도윤은 부드럽고 귀엽게 생겼고 행동도 제멋대로이며 소탈한 성격이지만 실제 나이는 고현진보다 한 살 더 많다.
지아는 열심히 듣고 있었다.
고현진이 마음을 열고 자신의 가정 상황을 소개하고 있다는 건 그가 감정을 진지하게 대한다는 것을 설명한다고 생각했다.
함께 지내는 과정에서 그녀도 지금까지 자신의 이혼한 신분을 숨긴 적이 없다.
그것은 그녀의 흉터였고 악몽이었다.
고현진은 비록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지만 상대방이 자신의 과거를 개의치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이것은 그녀가 이 감정에서 시종 상대방과 평등한 위치에 설 수 있게 했다.
고현진의 냉엄한 옆모습을 보면서 지아는 왠지 안정감을 느꼈다.
이 사람은 가끔 보기에 쓸쓸하고 접근하기 어려운데, 함께 지내면서 매우 섬세한 면이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마음속으로 묵묵히 상대방에게 미친 듯이 점수를 가했다.
한참 동안 말했지만 고현진은 끝내 지아의 상황을 묻지 않았다.
그녀가 자기 일을 이야기할까 말까 망설이고 있을 때 상대방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려 그녀를 향해 다가갔다.
깊은 밤의 길가에는 인가가 드물었다.
이때 그가 갑자기 다가오자 지아의 심장은 순식간에 콩닥콩닥 뛰기 시작했다.
‘설마 나한테 키스하려는 건 아니겠지...’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