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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2장

“어르신들 돌아오셨으면 얘기하기 불편하다고 했으니까요. 그래서 여기로 데려온 건데 할 얘기가 뭐예요? 여긴 방음도 엄청 잘 되니까 얘기해도 돼요!” 방음이 잘 돼? 저도 모르게 생각의 가지가 이상한 곳으로 뻗친 소유는 뻔뻔한 고연화를 생각하며 눈쌀을 찌푸렸다. 정작 당사자인 고연화는 그런 의미로 한 말이 아니라서 묵묵히 밥을 먹고 있었지만. 소유가 팔짱을 끼고 고연화를 쏘아보더니 말했다. “고연화 씨 임신했죠?” 젓가락질을 탁 멈춘 고연화가 이내 미소를 띠며 대답했다. “뭐, 그런데요?” “태윤이는 알아요? 어르신들은?” “아저씨야 당연히 알죠. 근데 어르신들은 아직 모르세요. 괜히 걱정하실까 봐 말씀 안 드렸거든요.” 소유가 눈을 희번득이며 콧방귀를 뀌었다. “이야, 낯이 두꺼워도 이렇게 두꺼울 줄이야. 말도 안 되는 짓거리 하고 되려 당당한 건 또 처음 보네.” 무슨 말인지 알 리가 없었던 고연화가 천천히 음식을 삼킨 뒤에야 눈썹을 치켜 들었다. “아가씨, 말 참 두서 없게 하는 건 나도 처음이네요!” “두서 없다뇨?” “낯 두껍다고 했다가 뻔뻔하다고 했다가 대체 뭘 어쩌라는 건데요?” 건들거리는 고연화의 태도에 소유가 빽 소리를 질렀다. “장난질 그만 해요! 진지한 얘기 하는데!” 고연화가 관심도 없다는 듯 무감하게 소유를 쳐다봤다. “진지한 얘기요? 난 아직 못 들은 것 같은데?” 소유가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또 모르는 척이에요? 방금 임신 얘기 하고 있었잖아요! 그게 진지한 얘기 아니에요?” 고연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러네요! 대답했잖아요 임신 한거 맞다고. 말도 안 되는 짓거리라는게 뭔지도 모르겠고 난 애초에 그런 미안할 일 한 적이 없거든요.” 소유가 대단한 농담이라도 들은 듯 코웃음을 쳤다. “미안한 일 한 적이 없다? 그럼 배 속에 있는 애는 누구 앤데요?” 고연화가 놀라운 듯 입을 떡 벌리더니 웃어보였다. “그게 질문이에요 지금? 당연히 아저씨랑 내 애지, 또 누가 있는데요?” “연기 그만하죠? 현월이가 다 알려줬어요! 태윤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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