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2장
남자는 도통 알수 없는 표정으로 실눈을 뜬 채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허윤진이 입을 꾹 다물었다.
고연화가 죽었다고 했을 때 이성을 잃고 달려들던 오빠의 모습을 두 눈으로 직접 보며 오빠에게 고연화가 어떤 존재인지를 심심히 느꼈었다.
분명 지금은 마음이 복잡할 테니 최대한 끼어들지 말자!
고연화가 허태윤에게로 다가갔다.
“아저씨.”
그제야 그의 손에 들려있는 불 지펴지지 않은 담배 한 자루가 보였다.
병원이라서 불을 지피지 않은 걸까,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어서일까.
담배를 입에 물지 않은지 한참이나 됐는데.
허태윤이 알수 없는 표정으로 불도 지피지 않은 담배를 쓰레기통에 버린 뒤 겉옷을 벗어 고연화에게 씌워줬다.
그리고는 아무 말도 없이 곧바로 몸을 돌렸고 고연화가 미간을 찌푸린 채 그의 뒤를 따라나섰다.
제 아무리 눈치가 무딘 허윤진도 어딘가 이상한 기류를 느끼곤 두 사람에게서 떨어져 멀찌기 뒤를 따랐다.
가는 내내, 허태윤과 고연화 사이엔 말 한 마디 오가지 않았다.
한편 안치실......
성훈은 조금 잠잠해진 뒤에야 목발을 가지고 들어오며 말했다.
“도련님, 다친 발은 땅에 닿으면 안 된다고 하셨습니다만......”
강준영은 별다른 말 없이 목발을 겨드랑이 사이에 끼웠지만 되려 할머니가 다급히 달려와 물었다.
“왜 이런 거니 준영아? 어쩌다 다친 거야?”
“별거 아니에요. 그냥 며칠만 조심하면 되니까 걱정 마세요 할머니.”
그렇다고 어찌 걱정을 안 할까.
“별거 아닌데 목발을 짚고 있어!”
큰 일도 늘 별거 아니라고 하는 손자임을 알기에 할머니가 미간을 찌푸리고 성훈에게 물었다.
“성훈이 자네! 준영이 발 어쩌다 이렇게 된 거야?”
도련님이 어르신들이 걱정할까 일부러 말을 아낀다는걸 알았던 성훈이 간추려서 말했다.
“할머님, 큰 문제는 아니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도련님 잘 케어해 드리겠습니다.”
“어느 정도로 다쳤냐가 아니라 왜 다쳤냐니까? 준영이 같이 꼼꼼하고 조심성 있는 애가 가다가 넘어질리는 없을거 아니야!”
“그게......”
성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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