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75장
잠에서 깬 고연화는 꼿꼿이 문 앞을 지키고 서있는 정 비서를 보고는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말했다.
“정 비서님, 그렇게까지 안 하셔도 돼요. 어차피 하선빈도 지금은 절 어쩌지 못할 테니까요.”
“사모님, 그래도 항시 경각심은 늦추면 안 됩니다. 저 분 한시도 사모님을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 난 사람인데요!”
고연화가 입꼬리를 들어올렸다.
“안달 나도 어쩌겠어요! 그렇게 못 하는데 지금은!”
정 비서가 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사모님, 꼭 여기서 지내셔야 겠습니까? 아이도 괜찮아 보이는데 차라리 도련님 돌아오시면 그때 함께 와서 데려가시죠!”
고연화는 아이 생각만 하면 말 못할 속상함이 우러나왔다.
“괜찮아 보인다고요? 친자식은 아니어도 아저씨가 직접 가서 입양해 온 아이인데 다른 사람한테 괴롭힘 못 당하게 책임은 져야죠. 아저씨도 오늘 직접 봤으면 절대 나 몰라라 하지 않았을 거예요!”
말문이 막힌 정 비서가 입을 움찔움찔 거렸다.
그렇다, 도련님이 보셔도 절대 강 건너 불 구경하진 않으실 거다.
책임감이 극히도 강한 도련님이시니.
그게 아니면 강현월 아가씨에게 이용 당하신 줄도 모르고 은인이라는 이유로 수년동안 챙겨주시진 않으셨겠지.
귀찮아진 고연화가 손을 휘휘 저었다.
“됐어요! 업무 있으면 먼저 서울로 올라가 보세요. 여긴 나 혼자서도 문제 없으니까.”
절대 그냥 갈 순 없었던 정 비서가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걱정 마십시오. 전 업무 없으니 여기서 사모님 곁에 있어드리겠습니다.”
결국 쫓아내지 못한 고연화가 배를 문지르며 정 비서에게 말했다.
“그럼 배고프니까 뭐라도 좀 가져다 줘요!”
“사모님, 여기서 주는 음식은 입에 대시면 안 됩니다. 강씨 집안 사모님께서 음식에 손이라도 쓰시면 어떡하시려고요! 산중이라 병원과도 멀리 떨어져 있는데 구급차도 오려면 한참 걸릴 겁니다. 그러니 드시지 마십시오.”
정 비서가 걱정해 하는 말임을 고연화가 모를리 없다.
“그럼 나 굶길 거예요?”
“아, 아닙니다. 배고프시면 제가 직접 모시고 가겠습니다. 여행지로 소문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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