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76장
고연화가 한참이나 억지 미소를 지으며 그를 응시했다.
“그러게요 이런 우연이! 타이밍이 너무 기가 막혀서 우연 같진 않지만요!”
탁지훈이 한 손으로 턱을 괴고 요염한 자태를 뽐내며 고연화를 지그시 쳐다봤다.
“그런 생각은 하지 말아요. 난 그냥 바람 좀 쐬러 나온거니까.”
“아, 예.”
탁지훈의 일정 같은데엔 관심도 없었던 고연화가 다시 고개를 숙이고 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문제는 찻잔을 입에 갖다 대기도 전에 남자가 잔을 탁 가로챘다는 거다.
움찔 놀란 고연화가 못마땅하게 탁지훈을 쏘아봤다.
“선생님, 지금 뭐 하시는 거죠?”
탁지훈이 고연화에게서 뺏어 온 찻잔을 자연스레 자신의 입에 가져가며 말했다.
“임산부는 차는 피해야죠.”
고연화가 짜증난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겨우 그 정도 가지고, 괜찮아요 그건.”
“안 된다고요! 목 마르면 국을 마셔요 차라리, 차나 커피 같은 건 입에 대지도 말고.”
“......”
여전하네! 쓸데없이 남 일에 오지랖 부리는 건!
무슨 영문인지 탁지훈의 말을 들으니 마음 한 켠이 싱숭생숭해졌다.
이런 말들은 아이의 아빠가 귀띔해 줘야하는 게 맞는데.
그런 그는 지금 곁에 없다.
이때, 웨이터가 시골 밥상에 걸맞는 푸짐한 요리 두 개를 가져왔고 생각을 멈춘 고연화가 젓가락을 집어 들었다.
그러자 탁지훈이 예의를 갖추며 물었다.
“나 좀 먹어도 괜찮아요?”
고연화가 눈을 희번득 거리며 콧방귀를 뀌었다.
“안 괜찮다고 하면 가긴 할 거고요?”
“아니요.”
탁지훈이 당연하다는 듯 싱글벙글 웃어보였다.
“그럼 쓸데없는 소리는 왜 해요?”
고연화의 말에 탁지훈도 더는 말을 하지 않은 채 요리들을 맛보기 시작했다.
주문한 요리들이 전부 나오고 주방 쪽에서 나오던 정 비서는 탁지훈을 보고는 얼 빠진 듯 걸음을 우뚝 멈췄다.
“도련님이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휴가 나왔죠!”
“예? 여기서 휴가를요?”
정 비서가 의아해 하니 탁지훈이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다른 데는 다 가봐서 산골 인심이나 체험해 보려고요! 전엔 일 때문에 제대로 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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