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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0장

여자의 목소리가 앞서 허윤진의 연락을 받은 사람과 동일 인물이라는 걸 알아차리는 순간, 가시가 꽂힌 듯 가슴 한 켠이 저려왔다. 고연화는 결코 질문을 하진 않았다. 그저 조용히 남자의 이어지는 말을, 친절한 해명을 기다렸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고 대신 제법 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일찍 쉬어, 아저씨는 일정 있어서 나가 볼게.” 물을 생각도, 물어 볼 겨를도 없이 남자는 먼저 전화를 탁 끊어 버렸다. 말 한마디 더 들어 줄 인내심도 없었을까. 뚜뚜 통화 종료음과 함께 수많은 생각들이 밀물처럼 휩쓸려왔다. 태윤아라고 부르던 여자는 누구였을까? 어쩜 뭐라고 말 한 마디 안 해주지? 휴대폰을 한쪽에 그대로 던져둔 고연화는 이불 속으로 들어가 베개를 끌어 안고 몸을 잔뜩 웅크렸다. 극도의 불안감으로부터 자신을 지켜내려는 듯. 어릴 적, 거의 매일 밤을 이런 식으로 지새왔었다. 점차 커가며 스스로를 보호할 줄 알게 되면서부터는 이랬던 적이 없었는데. 오래도록 봉인되어있던 불안감이 또다시 튀어나와 온 몸을 잠식시킬 것만 같았다. 한참을 뒤척이다 어떻게 잠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이튿날 아침, 햇살이 반투명한 커튼으로 새어 들어오며 포근하게 방안을 감쌌다. 미간을 움찔거리며 천천히 눈을 뜬 고연화를 반겨주는 건 방안 풍경이 아닌 웬 딴딴한 남자의 가슴팍이었다...... 돌처럼 굳어버린 고연화는 당연히 꿈이겠거니 생각하며 본능적으로 가슴팍을 더듬거렸다. 소름 돋을 정도로 생생한 이 촉감! 아무리 비몽사몽한 잠결이어도 확실하게 기억하는 건 있었다. 여긴 집이 아니고 남자는 해외에 있다는 사실...... 그럼 곁에서 자신을 안고 있는 이 남자는 대체?! 오만가지 가능성들이 머릿 속을 소용돌이쳤고 결국 마지막 남은 사람은 하나. 그 여우같은 탁지훈 놈이었다...... 젠장! 이 자식이 밤새 몰래 들어온 거야? 자신의 추리에 되려 머리카락이 곤두 선 고연화가 슬금슬금 옆으로 나와 이불 속을 살폈다. 미치고 팔딱 뛰겠는 건 잠옷은 커녕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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