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91장
남자가 손을 뻗어 다정하게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착하다, 이 반응이 맞는 거지.”
며칠 내내 얼굴도 못 봤더니 이젠 이런 행동조차 낯설다.
미간을 찌푸린 고연화가 기다란 속눈썹을 머금은 눈꺼풀을 들어올려 남자를 바라봤다.
“아저씨, 언제 온 거예요? 하룻밤 사이에 막 이렇게 와요?”
허태윤이 고연화와 이마를 맞대고 빠져들것만 같은 나른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젯밤 비행기로 온 거야. 하룻밤 사이에 어떻게 왔냐고? 어느 애송이가 말도 안 듣고 여기까지 왔다는데 내가 안 올 수가 있나? 왜, 별로 보고 싶지 않아?”
남자의 따뜻한 숨소리가 간질간질하게 두 볼에 닿으며 저도 모르게 얼굴이 빨개졌다.
그럼에도 고연화는 영 달갑지 않은 말투로 물었다.
“그래서 이게 아저씨가 준비한 서프라이즈라는 거예요?”
허태윤이 고개를 끄덕였고 고연화는 되려 얼굴을 찡그렸다.
“아저씨, 마음은 고마운데 말은 해둬야 겠어요. 내가 서프라이즈를 별로 안 좋아해서 그러니까 앞으로는 미리 얘기 좀 해줘요.”
추측이 난무하고 화들짝 놀라기만 하는 서프라이즈보단 모든게 계획대로 척척 진행되는 걸 훨씬 선호했다.
허태윤이 두 팔 활짝 벌려 고연화를 끌어 안더니 턱을 목에 대고 마치 힘들게 견뎌왔다는 듯 향긋한 그녀의 체취를 코로 가득 들이마셨다.
“응, 다음엔 미리 말해 줄게.”
꽉 끌어안겨 숨이 막혔지만 어떻게 발버둥을 쳐도 빠져나오지 못했고 결국 고연화는 아예 내려놓은 채 입을 삐죽 내밀었다.
“아저씨! 질문 하나 더!”
남자가 까끌까끌한 아래 턱을 얇고 부드러운 고연화의 어깨에 부비적 거렸다.
“응, 말해 봐.”
“내 잠옷은요? 분명 잠옷 입고 잤는데! 왜 눈 떠보니까 없어졌냐고요!”
꼬옥 끌어안고 있던 허태윤의 길고 가는 손가락이 잡티 하나 없이 잘록하고 하얀 고연화의 허리 위를 유영하듯 움직였다. 마치 손에서 놓기 싫은 귀한 진주처럼, 또 마치 일부러 장난을 치려는 것처럼 귓가에 대고 나지막이 말했다.
“며칠 만에 만나서 꼬옥 좀 안아보려니까 옷이 걸리적 거리던 걸?”
날개뼈에 닿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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