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92장
이에 남자가 벌이라도 주려는 듯 고연화의 귓볼을 깨물었다.
“좀! 오래 누워있으면 불편하다고 누가 그래? 고분고분 누우면 내가 편안하게 해줄게.”
목적성이 다분한 남자의 말에 고연화의 얼굴이 잘 익은 사과처럼 빨갛게 달아올랐다.
“쳇! 피곤하다는 거 다 거짓말이네! 아직 그런 궁리할 힘도 있는거 보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사사삭 침대에서 내려 온 고연화가 허태윤에게서 멀찌기 떨어졌다......
바로 그 다음 순간, 이상함을 눈치챘지만 말이다!
허태윤은 다시 고연화를 붙잡지도 않고 불만스러운 표정도 짓지 않은 채 아래턱을 괴고 침대에 척 눕더니 흥미진진하다는 눈빛으로 고연화를 지그시 응시했다......
이상한 눈길에 미간을 찌푸리던 고연화는 어딘가 서늘한 느낌을 받고 그제야 고개를 탁 숙였다.
아, 아니! 옷을 안 입고 있었지!
아! 창피해!
그리고 저 흥미진진하다는 눈빛은 또 뭐야?!
옷은? 내 옷은!
어딜 먼저 가져야 될지 몰라 우왕좌왕하며 어떻게든 옷을 찾아보려고 사방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대체 잠옷은 어디다가 던져 버린 거지?
결국 손에 집히는 옷 한벌을 가지고 고연화는 도망치듯 욕실로 달려 들어갔다.
은은한 핑크색의 치마를 입고 한숨을 푹 쉬며 거울 속 터질 듯한 얼굴을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 봤다......
정말 이유를 모르겠는게 왜 매번 허태윤 앞에만 서면 침착함은 온데간데 없이 쉽게 부끄러워하고 쉽게 얼굴 붉히는 걸까?
전혀 원하던 모습이 아닌데!
갈수록 머쓱해지는 마음을 안고 고연화가 칫솔을 집어들었다.
이때, 손잡이가 덜컥거리며 또다시 문이 열었다.
멍하니 서있는 사이, 커다란 체구의 남자가 뒤로 훅 다가와 고연화를 안고는 말없이 거울 속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직도 방금 전의 뻘쭘함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고연화는 경계태세를 취하며 치약을 머금고 웅얼거렸다.
“또 뭐하는 거예요?”
허태윤이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는 대답했다.
“뭐 안 하는데? 보는 것도 안 돼?”
“이 닦는 게 뭐가 볼게 있다고 쳇.”
남자가 꿀 떨어지는 눈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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