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95장
이 뻔뻔한 놈이 아침 댓바람부터 방에 들어와 있는 걸 알면 그 누구든 이상하게 생각할 것 아닌가?
소문이 일파만파 퍼지면 그땐 해명할 기회도 없는데!
그래도 아저씨가 돌아왔으니 나올때까진 기다려야지.
“죄송한데요, 지금은 진짜 안 되니까 얼른 가서 먼저 드세요!”
뛰어난 방음 탓에 탁지훈은 욕실 안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듣지 못했고 딱히 포기할 생각도 없었는지 다시 입을 열려고 했다.
바로 그 순간.
“얘! 거길 왜 가! 당장 안 와!”
하선빈의 고함소리가 복도에 울려퍼졌고 고연화와 탁지훈이 동시에 문쪽을 바라봤다.
오해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고연화가 열어둔 문 틈 사이로 자그만한 머리 하나가 빼꼼 내밀어 졌다.
기대에 차 있으면서도 조심스러운 눈빛을 보내오는 아이에게 고연화가 막 뭐라고 하려던 찰나, 하선빈이 곧바로 아이를 문에서 떼어냈다.
“다른 사람 말라고 했지! 얘가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
아이가 얼굴을 찡그리고 웅얼댔다.
“누나......누나는 다른 사람 아닌데......”
“다른 사람 아니긴! 이 세상에 나랑 엄마 빼곤 다 다른 사람이야 알겠어?! 다 너한테 나쁜 마음 품은 사람들이라고!”
아이는 결국 언어의 장벽에 막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하선빈에게 훈육 당하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보고 고연화가 웨쳤다.
“아가 이리 와!”
고연화의 목소리에 눈이 반짝 빛나던 아이는 하선빈의 제지를 무릅쓰고 아장아장 달려 와 고연화의 다리를 꼬옥 끌어안았다.
“누나......”
고연화가 허리를 숙여 아이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나긋하게 말했다.
“벌써 깼어? 왜 그렇게 달려온 거야? 무슨 일 있어?”
아이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무의식 적으로 하선빈을 힐끗 쳐다봤다......
그저 요즘따라 더 괴팍해진 외할머니가 무서워 고연화에게로 달려왔을 뿐이다.
그걸 모를리 없었던 고연화는 마음 아프게 아이를 바라보다 이내 하선빈에게 말했다.
“사모님, 아이더러 잠깐 여기 있게 하는 건 괜찮으시죠?”
하선빈은 아침부터 팔짱을 탁 끼고는 퉁명스럽게 쏘아붙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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