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98장
말을 하며 남자가 큰 손으로 고연화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하선빈은 말문이 막히고서도 방금 침대 밑에서 꺼내온 옷가지들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도련님! 고연화한테 속지 마요! 바람 나서 도련님 배신한 거라니까요! 이것 봐요! 여기 밑에 숨겨 둔거면 분명 들킬까 봐 무서워서 그랬겠죠!”
허태윤이 긴 팔을 뻗어 둘이 있을 때만 입은 고연화의 옷들을 낚아채고는 온기 없는 무뚝뚝한 말투로 말했다.
“제가 벗긴건데요. 어젯 밤 오랜만에 신혼 생활 좀 즐기느라 그런 건데 무슨 문제 있습니까?”
고연화가 터질듯한 얼굴을 두 손으로 꽈악 감싸쥐었다.
세상에 저런 남사스러운 남자가 다 있어! 별걸 다 말하네!
늘 싱글벙글 웃던 요사스러운 탁지훈의 눈빛에서 빛이 사라졌다.
하선빈이 떨떠름해서는 물었다.
“아......그런 거예요?”
허태윤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쏘아붙였다.
“그럼요?”
짓눌리는 듯한 무서운 기세에 순식간에 긴장해 난 하선빈이다.
“죄송해요 도련님! 도련님 오신 줄도 모르고 오해 했네요!”
허태윤이 더는 듣기도 싫다는 듯 두 글자를 내뱉었다.
“나가!”
“얘 가자!”
하선빈이 멀뚱멀뚱 서있는 아이를 끌고 나가려 할 때......
“잠깐.”
쌀쌀맞은 허태윤의 목소리가 다시 한번 울려퍼졌다.
“예? 도련님 무슨 일이시죠? 아이 밥 먹이러 가야 해서요!”
“애는 두고 혼자 나가요.”
하선빈은 허태윤이 아직 아이를 관심하고 있다는 생각에 손을 더욱 꽈악 움켜잡았다.
“도련님, 철이 없는 애라서 여기 있으면 방해만 될 겁니다. 할머니인 제가 데리고 갈게요!”
허태윤이 여전히 변함없는 딱딱한 얼굴로 말했다.
“잊으셨나 본데 제가 법적 보호잡니다.”
“아......”
결국 어쩔수 없이 아이의 손을 놓은 하선빈은 말썽 부리지 말라는 마음에도 없는 당부를 남기고는 자리를 떴다.
아이는 하선빈에게서 벗어나자 초롱초롱한 눈을 반짝이며 오랜만에 보는 허태윤에게 다가가 그를 올려다 봤다.
“아빠......”
허태윤이 허리를 굽혀 아이의 머리를 톡톡 쳐줬다.
“그래.”
사실 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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