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62장
강준영이 콧방귀를 탁 뀌었다.
“이래서 연화한테 허태윤 붙여두는 게 아닌데!”
탁지훈이 또 강준영의 어깨죽지에 척 손을 올려놨다.
“됐어, 그냥 잠자코 소식이나 기다려! 내가 대신 찾으러 나갈테니까!”
말이 끝나기 무섭게 탁지훈은 건들건들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멀어져가는 탁지훈의 뒷모습을 보며 강준영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번에야말로 연화를 찾으면 반드시 집으로 데리고 가야겠다.
두번 다신 허씨 집안 사람들에게 상처 받지 않게!
......
땅거미가 드리운 늦은 밤.
허태윤은 비행기에서 내리자 마자 숨 돌릴 틈도 없이 집으로 달음박질 쳐왔고 어르신들께 인사도 하지 않은 채 곧장 방으로 올라갔다.
텅 빈 방안엔 아직도 애송이가 자주 쓰던 샴푸의 잔향이 은은하게 배어있었다.
옷장을 열어보니 손도 대지 않은 채 옷들이 전부 그래도 걸려져 있다.
연화가 또 떠났다.
지난번과 같이 인사 한 마디 없이 훌쩍.
왜? 대체 왜!
주먹으로 옷장문을 쾅 내리치는 소리가 어찌나 컸던지 줄곧 뜬 눈으로 밤을 지새던 허윤진이 헐레벌떡 올라왔다.
허윤진은 그 어느때보다도 등골 서늘한 오빠의 표정을 보곤 조심스레 물었다.
“오빠.....왔어?”
그 소리에 허태윤이 고개를 들어 허윤진을 바라봤다.
“아침에 연화가 별다른 말은 한 적 없어?”
“아니......평소랑 너무 똑같아서 나랑 할머니도 전혀 눈치 못 챘거든, 왜 그랬는지 이유도 모르겠고......”
허태윤이 으스러질 듯 주먹을 꽉 움켜쥐고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누가 데리고 나가래?!”
허윤진이 억울한 표정을 하고는 중얼거렸다.
“새언니가 집에만 있는 게 답답하니까 공원 가고 싶다고 해서 할머니가 걱정되는 마음에 데리고 나가신 거지......”
허태윤이 눈을 질끈 감고 깊은 숨을 들이마셨다.
“결국 잃어버렸잖아. 이제야 속이 후련해?”
“오빠......”
이때, 허태윤과 함께 입국한 소피아가 들어와 그를 말렸다.
“태윤아, 윤진이랑 할머님 탓하진 말아야지!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지금 제일 중요한 건 아가씨 찾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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