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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5장

그제야 한숨을 쉰 고연화가 얼굴을 찡그리며 문을 열었다. “이 시간엔 왜 또 왔어요?” 탁지훈이 손에 들린 배달 봉투를 높이 들어올렸다. “분명 못 자고 있을 것 같아서 야식 배달해 왔는데!” 말하며 안으로 들어온 탁지훈이 집으로 돌아온 듯 자연스레 슬리퍼로 갈아 신었다. 뭐, 물론 탁지훈 집이 맞긴 하지! 문단속을 철저히 마친 고연화가 팔짱을 끼고는 투덜댔다. “탁지훈 씨, 내가 도움 좀 달라고 했지 이렇게 제 멋대로 하라는 소리는 안 했는데요?” 고연화의 말을 한 쪽 귀로 흘려들은 탁지훈은 배달 봉투를 들고 주방으로 가 그릇을 꺼내오더니 싱긋 웃어보였다. “새우구이 먹을래요 안 먹을래요?” 고연화가 얼굴을 찡그리며 한껏 진지하게 대답했다. “먹을거예요!” 탁지훈이 피식 웃으며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뭐해요? 그럼 와서 같이 먹어야지! 이 집 소금구이 맛집이니까 얼른 먹어봐요!” 탁지훈이 벌써 가지런히 플레이팅 해둔 새우구이를 보고 있자니 군침이 사악 돌았다. 그나저나 이런 건 귀한 도련님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데...... 이상하면서도 모순적이었다. 탁지훈이 젓가락을 건네주며 반달눈을 하고 웃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얼른 안 먹어보고?” 손을 뻗었지만 고연화는 결코 젓가락을 받아쥐지 않았다. “소금구이 먹는데 젓가락을 왜 써요? 일회용 장갑은요?” 손에 억지로 젓가락을 밀어넣은 탁지훈은 다시 고연화의 어깨를 꾹 눌러 소파에 앉 혔다...... 말귀를 못 알아듣는 탁지훈의 모습에 고연화가 못마땅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 젓가락 말고 비닐 장갑을 달라니까! 소금구이 집에선 꼭 주는 그 비닐 장갑! 떨떠름해 있자니 탁지훈이 장갑 두 쪽을 양손에 끼는 게 보였다...... 막 투덜거리려는 찰나, 그가 섬세한 손길로 새우 하나를 집어 껍질을 쏙 발라 고연화의 접시에 놔주고는 또다시 똑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뭐......뭐하는 거지? 야밤에 친히 배달까지 해주고 이젠 새우 껍질까지? “안 먹어요? 어디 고장났나?” 멍하니 젓가락을 손에 든 채 꼼짝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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