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70장

윤혜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숙였다. 무음 상태인 육호중의 휴대폰에서 마침 연락이 걸려오고 있었다. 발신인은 다름 아닌 강찬양 그 놈. 잠이 싹 깨고 짜증이 몰려온다! “그냥 꺼버리면 되잖아?” 그 말에 육호중이 두 손바닥을 펼쳐 보였다. “꺼버리면 찔리는 구석 있는 거래. 그럼 내가 너 납치했다고 신고할 거라네, 난 경찰 아저씨들이랑 티타임 가지긴 싫거든!” “......” 늑대 놈은 무슨, 그냥 미친 놈이지! 육호중의 휴대폰을 들고 방으로 들어오니 또다시 같은 번호로 연락이 걸려왔고 윤혜영은 침대 머리에 기대 결국 연락을 받았다. “육호중 씨! 나 다 알아요, 당신이랑 혜영 누나 같이 사는 거! 다시 연락 안 받으면 진짜 확 신고해 버릴줄 알아요!” 윤혜영이 쌀쌀맞게 입을 열었다. “어디 한번 해 보지 그래?” 전화 너머 강찬양의 목소리가 눈에 띄게 밝아졌다. “누나! 드디어 연락 받았네요! 걱정돼서 죽는 줄 알았네!” “네가 왜 날 걱정해?” 잠시 말문이 막혀 말이 없던 강찬양이 오만하게 콧방귀를 뀌었다. “아 몰라요! 아무튼 연락 안 되니까 걱정되는 거지!” “강찬양, 너 모르고 살 때도 난 매일매일 멀쩡했으니까 쓸데없는 걱정 하지도 말고 내 친구 못 살게 굴지도 마. 알아 들었어?” 그러던 강찬양이 갑자기 숨을 크게 들이쉬며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알았어요 알았다고! 일부러 못 살게 군게 아니라 이틀 동안 내 연락 다 고연화 씨가 받아서 그래요! 형한테 붙잡혀서 외출도 못 하니까 급해서 그랬죠!” 윤혜영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물었다. “뭐라고? 네가 연락한 걸 고연화가 받았다고?” 강찬양이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니까요! 깜짝 놀랐다고요, 누나 휴대폰이 왜 거기 있는거예요?” “연락 받고 뭐라 그랬는데?” “아, 아무 말도 안 했어요!” “아무 말도 안 했다는 건 무슨 말이야? 자세하게 좀 말해 봐!” “아 진짜! 그냥......고연화 씨가 받을 줄 모르고 잤다느니 나한테 책임져라느니 했죠......” 윤혜영이 지끈지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