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71장
강찬양이 서러운 듯 중얼거렸다.
“방금 육호중 씨가 연락 못 하게 하니까 걱정이 안 될 수가 있어야 말이죠. 형이 붙여둔 사람들 눈 피해서 몰래 누나 만나러 가려고 나왔는데 돈도 없고 배터리도 거의 다 됐고......누나, 나 데리러 와주면 안 돼요?”
어딘가 모르게 복잡해진 마음에 윤혜영이 쓴소리를 했다.
“됐거든! 알아서 집 가!”
“집 들어가기 무서워서 그래요. 형은 오늘 무슨 일인지 기분이 최악이라서 돌아가면 분명 또 맞을 거라고요! 택시 탈 돈도 없고......”
당장이라도 이 놈 자식에게 니킥을 날리고 싶었다.
“지금 어디야? 내가 사람 보내서 돈 좀 주라고 할게. 방 잡고 하룻밤 있다가 내일되면 알아서 집 들어가!”
강찬양이 고집을 부렸다.
“싫어요! 딴 사람은 안 돼! 누나 안 오면 나 그냥 여기서 얼어 죽을 거예요!”
“그럼 그냥 얼어 죽던가!”
쌀쌀맞게 한마디 내뱉은 윤혜영이 곧바로 전화를 뚝 끊어버렸다.
짜증나 진짜! 대체 어쩌다가 이런 골칫덩어리랑 엮여서는!
그 대단한 강씨 가문 작은 도련님 강찬양은 현재 신월 그룹 지하 통로에서 추위를 피하고 있다.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한 겨울에 코트를 깜빡하고 나온 강찬양은 온 몸을 오들오들 떨며 추위와 싸움을 하고 있었다.
매정하게 뚝 끊긴 연락에 화를 내며 다시 걸어봤지만 결국 배터리가 수명을 다하며 휴대폰이 꺼져버렸다.
미치겠네!
이젠 어떡하지!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은 강찬양은 팔을 슥슥 문지르며 추위를 피하기 위해 발을 동동 굴렀다.
저 앞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는 기타리스트를 보고는 노래도 듣고 몸도 녹일 겸 걸음을 옮긴 강찬양.
가수 옆에 자리 잡은 강찬양은 팔을 꼭 끌어안고 서러운 마음에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갑자기 눈물이 나는 이유는 잘 모르겠다, 아마 기타 치는 형이 노래를 너무 잘 불러서겠지!
하필이면 가슴 아픈 발라드가 강찬양을 더욱 몰입하게 만들었다.
18년 인생, 형 앞에선 고양이 앞 쥐 신세가 돼도 다른 데에선 이 정도로 누구한테 무시 당해 본 적이 없는데!
윤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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