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14장
윤혜영은 지금 강찬양과 투닥거릴 겨를이 없다.
“됐고 저리 가 있어. 일 얘기 할 거니까.”
강찬양이 씩씩대며 팔짱을 끼었다.
딴 사람도 아니고 고연화인데 못 들을 게 뭐 있다고! 그래서 안 가련다!
고연화는 강찬양은 안중에도 두지 않은 채 윤혜영에게 물었다.
“허성 건설에선 뭐래?”
“내일 오후에 미팅하기로 약속 잡았어요.”
고연화가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알겠어. 두 사람 방해 안 하고 내가 먼저 나갈게.”
윤혜영이 강찬양을 흘겨보며 무안해 했다.
“보스, 방해라뇨. 당장 얘부터 보낼 게요!”
고연화가 손을 들어 올렸다.
“그럴 필요 없어, 쟤 때문에 가려는 게 아니라 일 끝나서 피곤하니까 가려는 거야. 둘이 얘기해!”
“기사더러 바래다 주라고 할까요?”
“됐어, 오랜만에 근처 산책 하다가 택시 타면 돼.”
사무실 문을 열고 나가는 고연화가 마음이 놓이지 않았는지 윤혜영은 비서에게 산책할 때 만큼이라도 곁에 있어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젠 혼자선 거동이 불편해진 고연화도 비서의 도움을 밀어내진 않았다.
미처 생각지도 못한 게 있다면 신월 그룹 앞에서 또다시 허태윤을 마주쳤다는 것.
허태윤은 반쯤 내린 창문 사이로 깎아지를 듯한 날렵한 옆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 곁엔 유영이 웬 말끔하고 반듯한 모습의 남자를 데리고 소개를 시켜주고 있었다.
“삼촌, 내가 말한 남자친구야! 이름은 진현우!”
남자가 가느다란 눈으로 진현우를 천천히 훑어봤다.
진현우는 긴장감에 어찌할 바를 몰라 하며 말했다.
“사, 삼촌 안녕하세요. 제가 앞으로 유영이 잘 챙기겠습니다.”
가뜩이나 무뚝뚝한 허태윤은 그런 입만 번지르르한 말에 그닥 동요하지 않은 채 덤덤하게 말했다.
“그래 타!”
온 몸이 경직 돼 움직이지 못하는 진현우를 유영이 툭툭 밀었다.
“멍해서 뭐해? 삼촌이 타라잖아!”
그제야 정신을 번뜩 차린 진현우가 머리를 긁적였다.
“어......감사합니다 삼촌!”
헤벌레 웃으며 진현우를 밀던 유영이 무심결에 윤혜영의 비서와 계단을 내려오는 고연화를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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