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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8장

“상관이 있는지 없는지는 우리가 제일 잘 알텐데.” 옷 매무새를 정리한 고연화가 일부러 하찮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자신감 넘치시네요? 다 안다고 생각해요? 나한테 남자라곤 그쪽 뿐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실눈을 뜬 허태윤이 눈가가 차갑게 식어갔다. “날 떼내려고, 어떻게든 끊어내려고 이렇게까지 하겠다?” “......” 남자의 표정이 조롱으로 가득 찼다. “걱정 마,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뻔뻔한 놈도 아니고 너한테 매달리려고 온 것도 아니야. 단, 애 낳기 전에 다른 남자랑은 놀아나지 않길 바랄게!” 명령조로 윽박지르는 허태윤의 모습에 고연화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건 내 자유예요! 그쪽이 관여할 바 아니라고!” “그래! 네 자유지! 두고 보자, 얼마나 자유롭게 구는지!” 그 말에 고연화가 경계태세를 취하며 물었다. “무슨 말이에요 그게? 뭘 어쩌려는 건데요?” 허태윤이 콧방귀를 뀌었다. “이미지나 신경 써! 그 꼴로 입고 나오지 말고!” “자, 자기가 뭔데 이래라 저래라야!” 허태윤은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방을 나섰다...... 밖에서 주구장창 문을 두들기고 있던 탁지훈은 갑자기 열린 문에 당황하더니 냅다 안으로 뛰어 들어가려 했다. 그때, 허태윤이 긴 팔로 그를 막아섰다. “옷 갈아입는데 들어가서 뭐하게?” 흠칫 놀라던 탁지훈은 다친데 없이 멀쩡하게 서있는 고연화를 보고는 그제야 한숨을 돌리며 다시 방문을 닫았다. “태윤아, 두 사람 한때 감정 나눈 사이인 건 알아. 근데 지금은 연화 씨가 너 보기 싫다잖아, 그러니까 그 선택을 존중해줬으면 하는데.” “무슨 자격으로 그런 말을 하지?” 잠시 멈칫하던 탁지훈이 옅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연화 씨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하는 말이라면 될까?” “아니, 내가 싫다고 버린 물건이어도 네가 줍는 건 안 되지. 멀리 떨어져, 네가 연화 도망치게 도와준 조력자라는 건 물고 늘어지지 않을 테니까!” 탁지훈이 씁쓸하게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 “태윤아, 이렇게 얼굴 붉혀야겠어?” 주먹 하나 정도는 더 컸던 허태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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