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06장
새로운 의자로 바꾼 뒤에야 허태윤은 위에 자리 잡았다.
여태까지 답장을 못 받아낸 남자는 피곤한 듯 미간을 문지르더니 겉옷 주머니에서 발신인 불명의 우편물 하나를 꺼내 들었다.
이 우편물은 방금 전 신원 불상의 한 불청객이 회사 문 틈 사이에 꽂아놓았던 거다.
수신인 란에 허태윤 이름 석 자만 쓰여진 탓에 보안요원이 그에게 연락을 했던 것.
거기엔 일부러 떨궈놓은 듯한 핏자국 몇방울이 보였고 타자 된 편지 내용은 대개 이러했다.
[네가 제일 아끼는 게 뭔지 알았지! 과연 빛이 어둠을 얼마나 피해다닐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생각할 기회를 주겠어, 만족스러운 대답을 줘야할 거야! 안 그랬다간 후회할 일만 남았으니까! 우리도 그렇게 잔인하게 굴고 싶진 않은데 네가 우릴 그렇게 몰아간다면야 어쩔수 없지! 친애하는 우리 맏형!]
편지를 다 읽은 허태윤은 종이를 구깃구깃 접어 쓰레기통에 처박고는 등받이에 기대 눈을 지그시 감았다.
사람은 누구든 소중히 아끼고 싶은 것들이 생기는 순간, 치명적인 약점이 생겨나게 된다.
언제 어디서든 공격받을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과도 마찬가지다.
한참 뒤, 허태윤이 정지호에게 연락을 걸었다.
“정 비서, 감시 카메라는 돌려봤어?”
“도련님, 아직 찾고있는 중입니다! 오늘 회사에 들락날락한 사람들이 많아서요!”
“의심가는 사람은 전부 낱낱이 파헤쳐 봐! 연화 출산 전에 반드시 다 잡는다!”
“예 도련님!”
......
한편 강씨 집안.
허태윤의 댓글에 답장하기가 싫어진 고연화는 무시하는 쪽을 택했다.
참 나, 뻔뻔하게 댓글을 써?
자기한테 하는 말인데!
햇볕쪼임을 마친 고연화가 집안으로 들어가니 하인이 오렌지 쥬스 한 잔을 내줬다.
막 마시려던 찰나, 쿵쿵대는 구둣발 소리가 위에서부터 들려왔다.
후다닥 달려내려온 강찬양이 고연화의 앞에서 헤어스타일을 뽐냈다.
족히 왁스 한통은 다 처바른 듯 빛이 나다 못해 기름기 좔좔 흐르는 올백 머리.
정장에 가죽 구두까지 맞춰입은 강찬양은 손가락을 V자 모양으로 만들어 턱에 척 괴더니 우쭐거리며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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