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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6장

소피아가 일부러 소스라치게 놀란 표정을 지어보였다. “도련님, 증거 있으세요? 생사람 잡는 건 아니죠! 전 그냥 연화 씨 만나려고, 이젠 이 세상에 없는 태윤이 대신 친구로서 연화 씨랑 아이 보려고 온 건데요......” 말끝을 흐리던 소피아가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런 모습에 무감했던 강준영은 더운 물을 받는 게 급선무였던 탓에 재빨리 걸음을 옮겼다. “됐고, 여긴 당신 환영 안 해. 연화도 그쪽 얼굴은 볼 생각 없을 거고.” 눈물 연기에도 꿈쩍 않는 모습에 소피아가 다시 태도를 바꿨다. “도련님, 연화 씨랑은 무슨 사이세요? 도련님이 무슨 자격으로 연화 씨 못 만나게 하는 건데요?” “난 당연히 그럴 자격 있고요. 고연화랑 내가 무슨 사이인지 당신이랑은 전혀 상관 없습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병실로 성큼성큼 걸어가는 강준영이다. 졸졸 따라와 귀찮게 할 줄 알았으나 그 정도로 생각이 없는 사람은 또 아닌가 보다. 더운 물을 받아가지고 나왔을 때, 복도엔 어느새 소피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다시 병실로 돌아와 문을 연 순간, 있어야 할 연화 대신 홱 젖혀진 이불만이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다...... 눈이 휘둥그래진 강준영은 보온병을 내동댕이 치고는 재빨리 연락해 병원에 있는 모든 입구를 봉쇄하라며 윽박을 질렀다. ...... 한편 그 시각, 고연화는 진작에 병원을 빠져나온 뒤다. 급한 마음에 환자복 차림 그대로. 꽤나 떨어진 길목에 숨어 숨을 헐떡이며 육호중에게 연락하려던 찰나, 빨간 스포츠카 한 대가 앞에 멈춰섰다. 강준영이 보낸 사람인 줄 알고 본능적으로 뒷걸음질 치려 할때, 차창이 내려오며 요염하기 그지없는 소피아의 얼굴이 보였다. “연화 씨 타요! 내가 태윤이 찾을 수 있게 해줄게요!” 슬며서 안도했지만 소피아도 그리 믿음직스럽진 못했다. 방어하고 있다는 걸 알아챈 소피아가 말했다. “아마 친구인 육호중 씨나 윤혜영 씨더러 데려와 달라고 했겠죠? 근데 말이에요, 그 사람들은 결국 다시 병원에 데려갈 텐데! 생각해 봐요, 진작에 태윤이 그렇게 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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