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62장
처음 듣는 허태윤의 지난 날에 동요되긴 했지만 그로 인해 다른 모든 것들을 눈 감아줄 생각은 없다.
한참 침묵을 유지하던 고연화가 입을 열었다.
“그건 너희 삼촌이 문제를 잘 해결하냐 마냐에 달렸지, 그 사람 때문에 내 원칙을 깨부수고 싶진 않아.”
“숙모 걱정 마요! 삼촌이 숙모를 얼마나 사랑하는데, 분명 잘 해결할 거예요! 사실 난 삼촌이 숙모 만난 게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덕분에 이제야 좀 로봇이 아니라 진짜 사람 같아 보이니까!”
그런가?
피곤해진 고연화는 씁쓸하고도 괴로운 마음을 안고 침대 위에 몸을 뉘었다.
그리고는 휴대폰을 들어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누르는데......
[잘 자요 아저씨.]
몇 초도 지나지 않아 남자가 답장을 보내왔다.
[잘 자 애송이도.]
휴대폰을 내려놓은 고연화가 눈을 지그시 감았다.
곁에 있던 유영도 잠에 든 고연화를 보고는 입을 꾹 다문채 조용히 휴대폰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
이른 아침.
허성 건설로 가는 차 안, 조수석에 앉아있던 정지호가 고개를 돌려 방금 들은 소식을 허태윤에게 보고했다.
“도련님, 소피아 씨 벌써 오늘 아침 미국행 비행기에 타셨답니다.”
허태윤이 가느다란 눈을 게슴츠레 떴다.
“여권이랑 주민등록증 다 잃어버렸다며?”
“제 추측이긴 하나 혼인 신고 철회하기 싫으셔서 일부러 거짓말하신 게 아닐까요?”
어두운 표정의 허태윤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더이상 말이 없다.
정지호가 미간을 찌푸리고는 걱정을 드러냈다.
“도련님, 아가씨 그리 기분 좋게 떠나신 건 아닌 모양입니다. 도련님한테 화나신 듯 보이셨어요. 미국으로 돌아가면 아마 아버님께 하소연 하실 텐데요, 아시다시피 토니안 회장님은 딸바보로 소문이 자자하지 않으십니까. 이번에 TS그룹 건드렸으니 앞으로 골치 아파 질지도 모릅니다!”
허태윤이 미간에 힘을 꽉 주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때 계약서 썼잖아. 겨우 혼인신고지 한 장은 나한테 전혀 효력이 없어, 그건 소피아도 잘 알거고.”
“허나 아가씨가 줄곧 도련님 좋아하셨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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