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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4장

고연화가 제법 궁금하다는 듯 되물었다. “오호라? 안 봐주면 뭘 어쩔 건데요?” 소피아가 도발하는 투로 비아냥거렸다. “알아맞춰 볼래요?” 고연화가 나른하니 우유 한모금을 홀짝 들이키고는 말했다. “싫은데요. 무슨 짓 하려거든 해요, 친히 연락해서 예고하지 말고.” 기대와는 달리 전혀 타격감 없는 고연화의 말투에 소피아가 씩씩대며 말했다. “고연화! 당신 우리 아빠가 누군줄 알아? 그 유명한 토......” 말을 끝내기도 전에 고연화는 가차없이 연락을 끊어버렸고 뚜뚜거리는 종료음만이 소피아의 귀를 맴돌았다...... 한없이 일그러진 얼굴을 한 채 소피아가 휴대폰을 바닥에 쾅 내동댕이쳤다. 태어나서부터 지금껏 단 한번도 이런 수모를 당한 적이 없는데! 시종이 다가와 바닥에 떨어진 휴대폰을 깨끗이 닦고는 다시 소피아에게 건네줬다. “아가씨, 화 가라앉히시죠. 회장님이 이런 모습 보시면 마음 아파 하실 겁니다. 그럼 또 잘 보살펴 드리지 못했다 저희를 나무라실 거고요!” 이를 꽉 깨문 소피아는 다시 휴대폰을 집어 허태윤과의 채팅창을 힐끗 확인했다. 오늘 아침, 긴 글로 오래동안 좋아했던 마음을 고백했음에도 허태윤은 여태껏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매정하네, 속마음을 알고 난 뒤론 체면조차 주지 않으니! ...... 그로부터 한 시간 뒤. 다시금 도착한 으리으리한 대저택.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중년 남자가 호숫가에 앉아 여유로이 낚시를 하고 있다. 이때, 하인 하나가 종종걸음으로 달려와 말했다. “회장님! 큰 아가씨 오셨습니다!” 그 말에 다급히 낚시대를 부하에게 넘긴 남자가 버선발로 딸 마중을 나섰다. 일그러진 표정으로 걸음을 다그치는 소피아와 캐리어를 끌고 뒤를 따르는 시종. 토니안이 다가와 미간을 찌푸렸다. “딸, 무슨 일 있어? 오자 마자 표정이 또 왜 그래? 누가 우리 귀한 딸 건드렸는데! 아빠한테 얘기해!” 편안한 옷차림의 남자는 사실 쉰 살은 훌쩍 넘긴 나이었지만 자기관리가 어찌나 철저했는지 얼핏 보면 40대 초반으로 보일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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