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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6장

말이 끝나기 무섭게 소피아는 두 사람을 홱 지나쳐 걸음을 옮겼다. 소피아의 태도에 어쩔 수 없어하던 부인이 인내심 있게 딸을 가르쳤다. “인하야, 너 오늘 왜 그래? 언니 방금 돌아왔는데 그렇게 무례하게 굴면 어쩌자는 거야?” 아이가 억울한 듯 툴툴댔다. “엄마보고 여우라고 욕하잖아! 먼저 엄마 존중해주지 않은 건 저 여잔데 내가 왜 언니라고 불러야 돼?” 부인은 삽시간에 말문이 턱 막혔다. 사실 소피아가 중얼거리며 욕한 걸 뻔히 들었음에도 전처의 딸과 얼굴 붉히기가 싫어 모른 척 하고 있었던 것 뿐이었다. 딸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던 부인은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아이를 이끌고 남편에게로 향했다. 호숫가로 향했을 때, 토니안 심각하고도 날카로운 표정으로 부하들에게 업무를 하달하고 있었다. 남편을 제일 잘 아는 건 아내라고 부인은 단번에 그가 또 살의를 내뿜고 있음을 알아챘다. 부하들이 자리를 뜬 뒤에야 부인은 아이를 데리고 곁으로 다가갔다. “형중 씨, 방금 또 뭐하라고 시킨 거야?” 토니안의 본명은 조형중, 이 이름은 가까운 사람들만이 알고 있었고 감히 입 밖에 낼 수 있는 건 부인 하나 뿐이다. 독기를 가득 품고 있던 남자는 부인을 보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 다정한 얼굴을 하고 말했다. “아무 것도 아니야, 그냥 누구 좀 조사하게!” 부인이 미간을 찌푸리고 꼬치꼬치 캐물었다. “잠잠하나 싶더니 누굴 또 조사한다는 건데?” 감히 부인 앞에선 거짓말을 할 엄두를 못내는 토니안이다. 부인이 외간 여자와 놀아난다고 오해를 할까 토니안은 싱긋 웃으며 솔직하게 말했다. “서희야 오해하지 마! 소피아한테서 남자친구 뺏어간 애가 누군지 알아보려는 것 뿐이니까!” 부인의 이름은 양서희, 이름 그대로 우아하고 고상함을 풍기는 여자다. 그 말에도 양서희는 미간에서 힘을 빼지 않은 채 또 물었다. “그 애는 뭐하러? 왜, 소피아 대신 처단해 주기라도 하게?” 남편이라면 분명 또 딸인 소피아를 위한답시고 장애물을 제거할 텐데! 양서희는 결코 남편의 이런 일처리 방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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