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84장
강찬양이 주먹을 으스러질 듯 꽉 움켜쥐었다.
어깨를 툭툭 쳐준 육호중이 그를 데리고 다른 테이블에 앉아 물 한병을 건네줬다.
“일단 진정부터 해. 지금가서 소란 피워봤자 쓸모 없어. 그러다 혜영이 심기 건드리기라도 하면 너 투명인간 취급 당한다? 그렇게 한순간에 다 잃고 싶어?”
맞는 말이긴 하다만 화가 주체가 안 되는 걸 어쩌라고!
육호중이 한마디 거들었다.
“형 말 들어! 이따가 영웅놀이 할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영웅놀이는 무슨!
육호중의 말뜻을 알아차리진 못했지만 일단 진정하기로 마음 먹은 강찬양은 물 절반을 그대로 들이켰다.
두 눈은 줄곧 윤혜영에게 고정시킨 채로......
......
윤혜영의 곁에서 정장을 차려입고 있는 남자는 그리 조각미남이라 하긴 어려웠지만 차분한 분위기와 옷입는 스타일 만으로도 뭇여성들의 마음을 흔들만 했다.
“혜영아, 안 본 사이에 꽤나 바뀐것 같네.”
남자가 와인잔을 흔들며 윤혜영을 지그시 쳐다봤다.
윤혜영이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그래? 어디가 변했는데?”
“음......뭐랄까, 더 매력있고 성숙해 보여. 속내는 더 알아채기 힘들어졌고.”
윤혜영이 습관적으로 안경을 스윽 들어올렸다.
“너도야, 전보다 훨씬 성숙해졌네. 이런 로맨틱한 건 또 어디서 배웠대!”
지난 일들을 새록새록 떠올리며 남자가 씁쓸하게 웃어보였다.
“전엔 어려서 뭘 몰랐었지. 손에 쥔 것도 없어서 남자친구 노릇도 제대로 못했어. 미안해.”
그런 남자를 바라보는 윤혜영의 눈가엔 상처가 아닌 비웃음이 서려있었다.
“미안해 할 필요 없어,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 해도 넌 똑같은 선택을 했을 거니까. 다들 사회물 마신 여우들인데 여기서 되도 않는 연기는 하지 마, 별로 감동 받지도 못하니까.”
난감해 하던 남자는 또다시 일부러 환하게 웃어보였다.
“그래, 지난 얘긴 그만하자! 혜영아, 우리 둘 다 짝도 없는데 이왕 이렇게 된 거 다시 한번 만나보는 게 어때?”
윤혜영이 무감하게 대답했다.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매몰찬 거절에 남자는 흠씬 상처를 받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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