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87장
윤혜영이 입꼬리를 비스듬히 들어올렸다.
“널 그렇게 과대평가하진 마. 너랑 일 안한다고 우리 회사에 별 타격 없어. 겨우 그만한 손실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고. 아, 꽃이며 풍선이며 자질구레하게 준비해준 건 고맙다만 난 그런 거 안 좋아해. 더는 사탕 하나에 홀랑 넘어가던 애가 아니거든!”
적잖이 타격을 받은 남자가 입을 뻐끔거렸다.
“혜영아......”
단 한마디도 더 들어주기 싫었던 윤혜영이 문 쪽을 향해 웨쳤다.
“육호중!”
“여기 있어!”
훌쩍 곁으로 다가온 육호중에게 윤혜영이 차 키를 건넸다.
“넌 술 안 마셨으니까 운전해! 이젠 가자!”
육호중이 차 키를 건네받고 툴툴거렸다.
“쯧쯧, 운전기사나 하라고 불렀구만!”
윤혜영은 대꾸도 하지 않은 채 밖으로 걸어나갔다.
곧 차를 가지고 나온 육호중은 윤혜영이 올라타자 마자 친구를 놀려대기 시작했다.
“혜영아, 네 전남친 별건 아니어도 손에 여러 재단 정보들 많이 쥐고 있는 건 알지? 너 그렇게 매몰차게 차냈다가 더는 우리랑 일 안 하겠다고 하면 어떡해?”
윤혜영이 한심한 눈빛으로 육호중을 흘겨봤다.
“왜, 마음에 들어? 그럼 소개시켜줄게, 대신 네가 정보 좀 캐올래?”
“됐거든! 난 상남자라고 알아?”
윤혜영은 더는 대꾸를 하지 않은 채 생각에 잠겼다.
신이율이 아직 이용가치가 있다는 걸 모르는 건 아니다. 줄곧 연락을 이어온 것도 까놓고 말하지 않은 것 뿐이지 다 서로를 이용하기 위함이었다.
허나 저렇게 재결합 의사를 굳건히 밝히니 다시 연락해서 기회를 준 거라는 착각을 하게 만들어선 안 된다.
연락을 이어간다고 해도 손에 쥔 정보들을 미끼 삼아 지속적으로 골칫거리를 만들어 내겠지.
차라리 그럴 바엔 미련없이 끊어내는 편이 낫다.
정보들이야 뭐 또 다른 방법이 있겠지!
어렸을 때 눈이 멀어 저런 놈을 만났었다니.
이젠 속내를 모르겠는 능구렁이같은 놈들에겐 설레임은 고사하고 반감만 생겨난다.
무의식적으로 창밖을 내다본 윤혜영은 낯선 길로 가고 있는 차를 보고는 육호중에게 물었다.
“이 시간에 또 어디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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