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97장
“사모님, 접니다.”
들려온 건 허태윤이 아닌 정지호의 목소리였다.
고연화가 경계심에 차 미간을 찌푸렸다.
“왜 정 비서가 받아요? 아저씨는요?”
정지호는 지금 저택의 객실 앞에 서서 허태윤의 외상을 처치해주고 두 다리에 석고를 고정시켜주는 주치의들의 모습을 불안하게 지켜보고 있다.
새파랗게 질린 허태윤의 이마엔 통증으로 인해 땀방울이 가득 맺혀있었다......
오래도록 곁에서 그를 보좌해오던 정지호는 허태윤의 처참한 몰골에 저도 모르게 치를 떨었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사람을 데려와 토니안과 맞선다면 방금 전의 체벌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 버린다.
성격 상 절대 토니안이 이토록 날뛰게 놔두는 허태윤이 아니다.
허나 그는 오로지 고연화에게 정정당당하게 돌아가기 위해 인내하고 타협하며 어떻게든 소피아와의 혼인신고를 철회하려 한다.
겉옷을 건네주며 했던 말을 상기시킨 정지호가 일부러 여유로운 척을 했다.
“사모님, 도련님 너무 피곤하셔서 잠 드셨습니다.”
잠들었다?
지금 거긴 대낮일텐데......
그래도 스무시간이 넘는 비행에 시차적응도 안 돼서 피곤하긴 하겠다.
“소피아네 집엔 도착했어요?”
뜨끔했지만 정지호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아직입니다. 차에서 잠 드셨는데 하실 말씀 있으시면 깨워드릴까요?”
“아 됐어요, 자게 내버려 둬요! 깨면 나한테 연락하라고만 알려줘요.”
“네, 사모님! 걱정 마십시오! 도련님......별일 없으십니다!”
“그래요, 그럼 다행이고요.”
한결 안심하며 전화를 끊자 아이는 어느새 분유병을 쥐고 잠에 들어있었다.
휴대폰을 내려놓은 고연화는 예민하게 굴지 말고 아저씨를 믿자며 연신 가슴을 쓸어내렸다.
약속 했으니까 꼭 돌아올 거야!
......
그 시각, 전화를 끊은 정지호도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다.
긴장한 탓에 하마터면 흠을 보일 뻔했다.
곧 출산이신 사모님은 더이상 자극을 받으시면 안 된다, 도련님이 이렇게 다치신 걸 알면 얼마나 다급해 지실까......
그래도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하셨으니 천만다행이지!
그나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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