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00장
온 몸 구석구석 안 아픈데가 없었지만 허태윤은 애써 고통을 감내하며 약간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응, 깼어.”
기다리던 목소리를 듣자 고연화가 안도의 한숨을 내뱉는 게 들렸다.
목소리가 잠기긴 했지만 금방 잠에서 깨면 당연히 그럴 거라고 여긴 고연화는 그이상 깊이 생각하진 않았다.
“지금은 어디에요? 소피아 집은 갔어요?”
허태윤이 솔직하게 답했다.
“응, 왔어.”
휴대폰 쥐기가 불편해 허태윤의 베개 맡에 휴대폰을 놔준 정지호는 눈치껏 방을 빠져나왔다.
“어때요? 토니안은 만났고? 아저씨 난처하게 만들었어요?”
한껏 진지해진 애송이의 말투에 마음 한 켠이 따뜻해졌지만 허태윤은 일부러 심각한 말투로 말했다.
“응, 난처하게 만들었어.”
그 말에 고연화가 한껏 목소리를 높였다.
“왜요! 어떻게 난처하게 굴었는데!”
허태윤이 ‘속상해 하며’ 말했다.
“나 때리던데.”
뭣이 어쩌고 어째?!
저도 모르게 육두문자를 날린 고연화가 호통을 질렀다.
“딱 기다려요! 내가 당장 호중이더러 티켓 끊으라고 할 거니까!”
우당탕탕 분주해 보이는 소리에 피식 웃던 허태윤은 결국 참지 못하고 소리내 웃어 버렸다.
“아저씨한테 관심이 많구나? 괴롭힘 당하기라도 하면 와서 복수해 주게?”
얄밉게 웃어대는 남자의 웃음소리에 그제야 장난이라는 걸 눈치챈 고연화다.
“허태윤! 장난쳐 지금?”
그건 다 고연화의 근심과 의심을 해소시켜 주려는 허태윤의 의도적인 말들이었다.
별일 없다고만 하면 분명 뭔가를 숨긴다고 여기고 마음 졸일 텐데 이렇게 아무렇지 않은 척 장난을 쳐야만 한시름을 놓지!
“너 긴장하는 거 듣고 싶어서. 전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말도 없이 휙 가버리고 그랬잖아. 아니야?”
고연화가 빽 성질을 냈다.
“지금이 장난칠 때예요? 재밌어 이러는 게?”
그 말에 허태윤도 한껏 진지해져서는 말했다.
“그래, 장난 안 칠게. 얘기 잘 끝났고 내일 아침에 소피아랑 혼인신고 철회하러 가기로 약속했어. 그리고 나선 바로 돌아갈게.”
고연화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벌써 얘기 끝났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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