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03장
......
미국 구청.
철회 절차에 앞서 한참 뜸을 들이던 소피아는 그제야 느릿느릿 서류들을 꺼내놨다.
허태윤과 동행한 변호사가 데스크 직원에게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해 줬고 절차는 순조롭게 진행되어갔다.
드디어 마지막, 두 사람의 혼인신고서를 몰수해 말소함으로써 실질적 작용이라곤 없는 둘의 관계가 매듭 지어졌다.
휠체어에 앉아 정지호와 밖으로 나온 허태윤은 집안에서 보낸 차량에 올라 타 곧바로 귀국할 채비를 하고 있었다.
이때, 소피아가 헐레벌떡 뒤쫓아 와서는 말했다.
“태윤아, 벌써 가면 어떡해? 아침 먹고 가기로 약속했잖아.”
허태윤은 애초에 소피아와의 약속을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
한시라도 빨리 돌아가 정정당당하게 애송이 앞에 서려는, 이젠 다 끝났으니 편히 출산할 수 있도록 곁에 있어주려는 마음 뿐.
허나 애원하는 듯한 소피아의 모습을 못 본 체 할 수가 없었던 허태윤이다.
오늘 가면 별다른 일이 없는 이상 더는 소피아와 만날 일도 없을 테다.
마지막으로 밥 한끼 먹는 건 어찌 보면 원만하게 마침표를 찍는 것이니 토니안도 더 이상 흠 잡을 구실이 없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허태윤이 정지호에게 물었다.
“지호야, 비행기 시간 언제지?”
“도련님, 세시간 뒤 이륙입니다. 아침 식사 하셔도 스케줄엔 문제 없을 것 같습니다.”
고개를 끄덕인 허태윤이 다시 소피아에게 말했다.
“그럼 근처에서 아무거나 먹자고.”
남자의 대답을 듣고서도 소피아는 기뻐할 수가 없었다.
벌써 돌아가는 비행기 티켓까지 사뒀을 줄이야, 밥만 다 먹으면 곧장 돌아가려고?
아니, 어쩌면 애초부터 같이 밥 먹을 생각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저렇게 고연화가 만나고 싶어 안달이 난 건가?
근처에서 먹자는 허태윤의 말에 토를 달 수가 없었던 소피아는 결국 구청 인근에 있는 한 레스토랑을 골랐다.
자리에 앉은 소피아가 뭘 먹을 거냐며 친근하게 물었지만 허태윤은 무뚝뚝하게 네 글자를 내뱉었다.
“아무거나.”
무감한 표정을 하고 있었지만 1분이 1년이라도 된 듯 억지로 시간을 때우고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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