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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9장

소피아의 목소리에 남자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어디에서 봐도 흠 잡을데 하나 없는 외모와 달리 눈빛은 어딘가 모르게 무겁고 어두웠다. 남자는 소피아를 보고서도 별다른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반쯤 열린 문틈 사이로 바람이 선들선들 불어오며 오래도록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는 그의 병약미를 더 한층 돋보이게 했다. 말수가 적은데에 진작 익숙해져 있었던 소피아는 자연스레 창문을 닫고는 뒤돌아 물었다. “점심밥 입에 대지도 않았던데 약은 먹었어?” 남자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먹었어.” 소피아가 침대 머리 협탁에 놓인 약병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준협 씨, 이번엔 아빠 대신 국내 회사 몇 곳이랑 남은 자산들 싹 다 처리하려고 온 거야. 이번 일만 해결되면 더 이상 여기 올 일은 없을 거고.” 남자가 덤덤히 창문 밖을 내다보며 물었다. “나 전엔 여기 와본 적 없나?” 그 말에 움찔 놀란 소피아가 일부러 웃어보이며 답했다. “어, 없지! 미국에서 태어나서 줄곧 거기에만 있었잖아! 여긴 이번이 처음이야!” 윤준협이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또 물었다. “왜 이 거리가 이렇게 익숙하지? 전에 와 본 것처럼.” “지금이야 발달국들은 거의 다 이렇게 생겼는데 뭘! 익숙할 만도 하지! 됐어, 그만 생각하고! 점심도 안 먹었는데 저녁은 뭐 먹을래? 룸서비스 뭐로 시켜줄까?” “아무거나. 그 전에 일단 씻고 싶은데.” “그래.” 소피아가 다정하게 답하며 휠체어를 밀고 욕실로 걸어갔다. 욕실 입구에 다다르자마자 남자는 두 손으로 휠체어 바퀴를 꽉 붙잡아 제동을 걸더니 소피아에게 말했다. “됐어 이젠, 나가 봐.” “여긴 집에 있는 욕조랑 달라서 불편할 텐데, 나도 같이 씻을게. 이왕 씻는 김에 당신 등도 밀어주고!” 윤준협이 손을 들어올렸다. “그럴 필요 없어. 우빈이 잘 봐줘, 난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견결한 태도에 밀고 들어갈 수가 없었던 소피아는 결국 억지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래 그럼, 난 우빈이랑 있을게. 필요하면 부르고.” “응.” 말을 끝낸 남자는 휠체어를 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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