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82장
가끔은 스스로마저 의구심이 든다.
대체 이 남자를 사랑하는 걸까, 아니면 미련이나 집념 때문인 걸까.
여하튼 절대 놔줄 수 없다, 도무지 허태윤이 딴 여자와 백년해로하는 꼴은 못 봐주겠으니까!
안방으로 들어가니 ‘우빈이’는 벌써 곯아떨어져 있었고 남자는 쓸쓸하니 창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한참이나 그를 관찰하던 소피아가 그제야 입을 열었다.
“준협 씨, 우빈이 자? 배고프면 룸서비스라도 시킬까?”
윤준협은 갑작스레 등 뒤에서 들려오는 소피아의 목소리에도 별다른 반응 없이 고개를 돌렸다.
“내내 룸서비스만 시켰잖아. 나도 우빈이도 짜거나 싱겁기만 한 게 입맛에 맛질 않더라. 그러지 말고 장이라도 봐 와, 우리가 직접 해먹게.”
처음 듣는 남자의 부탁에 소피아가 이상한 듯 미간을 찌푸렸다.
“근데......우리 둘 다 요리 못 하잖아......”
“못하면 배우면 되지. 매캐한 요리 냄새도 맡아야 사람 사는 집 같지. 난 아마 평생 이 꼴로 살아가야 할 텐데 그것만으로도 지루하고 단조로워, 음식마저 그 모양이면 이렇게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지.”
소피아가 움찔 놀라며 저도 모르게 가슴 아파했다......
한때 업계를 주름 잡던 거물같은 남자가 지금은 휠체어 신세를 지며 시간이나 때우고 있다니.
그 중엔 소피아의 책임이 가장 크다.
그래도 어떡하나, 회복하는 즉시 고연화를 찾겠다며 떠나버리는 게 더 무서운 걸.
“그, 그래! 호텔 로비에 마트 있던데 내가 장 봐올게. 준협 씨 먹고 싶은 거 있어?”
“괜찮으니까 알아서 사와, 뭐해 먹을지는 우리 같이 고민해 보자.”
우리 같이......고민해보자?
우리라고 했다.
거의 처음 듣는 두 글자에 어쩔 바를 몰라하는 소피아다.
드디어 좀 부부같은 느낌이 나네......
“응! 그럼 내가 당장 가서 사올게!”
가벼운 걸음으로 방밖을 나선 소피아는 미처 알지 못했다, 뒤에서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실눈을 뜨고 있는 남자를.
문 닫기는 소리가 들리자 마자 남자는 휠체어를 침대 쪽으로 돌렸다.
그리고는 곤히 잠든 아이를 향해 무겁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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