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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15장

허나 지금은 아이의 일에 대해 생각할 여력이 없다. 고연화가 윤혜영을 향해 고개를 저었다. “별 일 아니야, 좀 낯을 가려서 그래.” 낯을 가린다? 어릴 때부터 붙임성 좋기로 소문 났던 시원이가 언제부터 낯을 가렸던가? 어딘가 이상한 느낌에 윤혜영이 더우기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으로 ‘시원이’를 바라봤다...... 고연화가 눈썹을 치켜들며 물었다. “갑자기 왔네? 미리 연락도 안 하고.” 윤혜영이 약간은 억울한 투로 해명했다. “보스, 어젠 일 생겨서 못 왔던 거예요. 오늘 오기 전에 연락했는데 보스가 받질 않아서 알아서 찾아온 거고.” 그제야 휴대폰을 확인해 보니 혜영이에게서 두 번이나 연락이 와 있었다. 못 들었는데, 오늘 진짜 제정신이 아닌가 보다...... “키즈 카페 가서 못 들었나 봐. 일단 애들 좀 봐줘, 난 옷만 갈아입고 다시 내려올게.” 윤혜영이 윗층으로 올라가는 고연화를 바라보고 있을 때, 허윤진이 곁으로 훌쩍 다가와 중얼거렸다. “언니 오늘 좀 이상해요! 힘도 쭉 빠진 게!” “회사일 때문에 힘들어서 그런가 봐.” 허윤진이 막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니에요! 회사일이라면 힘이 펄펄 솟는다고요! 오늘 회사 갔을 때도 회의 두번 씩이나 했다는데 오후에 일 있다면서 나간 뒤로 저렇게 됐어요!” 윤혜영이 경계심에 휩싸여 미간을 찌푸렸다. “일 때문에 나갔다니? 무슨 일인데?” 알리 없었던 허윤진이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거야 모르죠, 언니가 툭 터놓고 얘기하는 일은 드물잖아요! 오빠 실종된 뒤론 늘 저래요, 전엔 심기 조금만 거슬려도 내 머리 변기통에 박던 상여자였는데! 매일이 저기압이니까......” 유영이 다가와 허윤진의 머리를 콕 찧었다. “그걸 말이라고 해? 네 남자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면 넌 기분이 좋겠어? 숙모가 너무 삼촌한테 마음 써서 그래, 보는 내가 다 불쌍해 보일 정돈데! 삼촌 때문에 살갗이 다 까발려진 것처럼!” 허윤진이 얼얼해진 머리를 부여잡고 말했다. “나도 알지! 언니 걱정 돼서 그러는 거 아니야! 우리 가족들도 이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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