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20장
유인영이 강준영에게 집착하지만 않았으면 납치 사건에 휘말리지도 않았을 거다.
그럼 아빠가 유인영을 구하려다 그들에게 잡히지도 않았을 거란 말이다!
“내 말이 틀렸어? 유인영이 너한테 딴 마음 품지만 않았으면 우리 아빠가 지금 왜 저기 누워있겠냐고! 왜 아빠는 안 구했는데!”
강준영이 침묵으로 일관했다.
유인영과 아무 사이도 아니라는 걸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몰라서다.
“......구급차 오는 길이야, 할 수 있는 응급 조치는 다 해드렸어. 미안하다.”
오경태도 고개를 틀었다.
두 아이들더러 쓰러져 있는 아빠를 보고만 있게 하면서도 더 이상 응급 조치를 해주지 못한다는 건 그들의 실수이기도 하다.
더는 실랑이를 벌이기 싫었던 유가영은 바닥에 꿇어앉아 대성통곡하기 시작했다.
사실 속엔 원망이 가득 들어찼다——
아빠, 그러게 가지 말라고 말릴 때 듣지 그랬어?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아빠는 유인영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마다하지 않는구나, 그럼 이 작은 딸은 아빠 딸도 아닌가?
유인영이 엄마랑 더 닮아서 그래?
안타깝기도 했다, 지금 여기 누워있는 게 아빠가 아닌 유인영이었어야 하는데.
세상에 가족이 딱 하나만 남아야 한다면 그건 유인영이 아니라 아빠여야 한다.
빌어먹을 유인영은 진작 이 세상에서 사라졌어야지.
유인영은 내내 눈물만 흘리며 말 한마디 하지 못했다, 반응 능력을 완전히 잃은 사람처럼 말이다.
부리나케 도착한 구급차가 유진철을 차에 태웠다.
보호자 한 명만 동행할 수 있다는 말에 따라가려던 유인영은, 유가영의 살벌한 눈빛을 마주하곤 한껏 움츠러들었다.
다 제 잘못인데 무슨 면목으로 아빠 옆을 지킨다고.
그걸 보는 강준영의 안색도 일그러지긴 마찬가지다, 오늘에야 이 집안 상황을 알게 돼서였다.
자매라기에 유인영과 유가영은 생김새도 다르거니와 사이도 좋아 보이지 않았다.
유가영이 유인영 곁으로 다가와 귀에 대고 나직히 말했다.
“눈치라는 게 있으면 다신 아빠 옆에 오지도 마.
너 때문에 이런 큰 사고까지 났잖아, 너만 없으면 나랑 아빠는 평화롭고 화목하게 지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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