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37장
언제 왔는지, 또 얼마나 기다렸는진 모르겠지만 둘은 눈을 마주치자마자 약속이나 한 듯 미소를 지었다.
수연이 한달음에 달려가니 준영은 두 팔을 활짝 벌려 따뜻한 품을 내준다.
“오래 기다렸어? 미리 말이라도 하지.”
강준영이 제 품에 파고드는 서수연을 보며 입매를 당겼다.
“너라면 얼마든지 기다리지.”
고개를 들어 서로를 마주한 두 사람의 눈이 반달 모양으로 예쁘게 휘었다.
“가자, 할머니 퇴원도 안 하시고 너 기다리고 계셔. 오늘 일 때문에 바쁘다고 했는데 굳이 기다리시겠대!
네 얼굴 못 보면 내가 아직도 거짓말하는 줄 아시나 봐.”
“엥? 그저께 밤에 금방 뵈러 갔는데?”
괜히 걱정 끼쳐드리지 않으려 서수연은 컨디션을 회복하자마자 할머니를 뵈러 갔었다.아쉽게도 그 뒤엔 리허설 때문에 매일 얼굴을 비추진 못했지만.
“팬미팅 끝나면 한동안 쉬어야겠어, 이참에 두 분 옆에 있어드리고.”
원래도 그럴 계획이었다, 두 분 연세가 있으신 데다 할머니는 막 사고를 당해 아직 요양이 필요하시니 말이다.
“그러게, 누구는 바쁘다고 회사에서 자면서 이틀 동안 집도 안 들어오던데. 가뜩이나 얼굴 못 봐서 걱정 되는데 누가 보면 내가 너랑 작정하고 속이는 줄 알겠네.”
툴툴거리는 강준영의 말에 서수연이 그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바짝 세운 호랑이의 털을 쓸어넘기듯 말이다.
“팬미팅 끝나면 쉴 거라니까. 그땐 매일마다 준영 씨 옆에 있을게, 아침부터 저녁까지 내 얼굴 볼 수 있게 말이야. 싫증날 정도여도 어디 안 갈게 응?”
강준영이 콧방귀를 뀌었다.
“싫증을 내도 네가 나한테 내겠지, 내가 그럴 겨를이 어디 있다고?
워커 홀릭 서수연 씨, 집에 남편도 있다는 거 잊지 마.”
수연이 어느새 발그스레해진 얼굴을 하고 코를 만지작댔다.
“아, 나 그 정도는 아니지 않나......”
“하! 이틀 동안 집에도 안 들어오는데 그 정도 아니긴!”
그 뒤로도 서수연이 얼마나 강준영을 어르고 달랬는지 모른다.
어르신들을 집으로 모셔온 뒤에야 네 식구는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가족 식사를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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