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79장

“윤서 씨, 뭔가 오해하셨나 보네요. 제 말은 윤서 씨가 일부러 암표를 샀다는 게 아니라 친구 분이 실수로 함정에 빠졌을 수도 있다는 거였어요. 인터뷰는 제가 다시 고려해 보고 24시간 내로 답변 드릴게요. 별일 없으시면 이만 가주세요, 전 쉬어야 해서요.” 그렇게 그녀의 대기실에서 쫓겨난 윤서는 등 떠밀려 나온 뒤에도 멍한 표정이었다. “뭐? 내가?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네, 그냥 내 잘못이라고 확신하는 거잖아!” 윤서가 분에 차 발을 탕 굴렀다. 재수도 없지, 큰 돈 들여 친구에게서 산 티켓을 저 두 사람이 암표라고 단정 짓다니. 더군다나 변명할 기회도 없이 쫓겨나는 바람에 억울해 미칠 지경이었다. 윤서가 방을 떠난 뒤에도 지성의 시선은 거기에 고정돼 있었다. 고개를 돌린 청하가 그제야 그 모습을 보게 된다. “왜 그래? 나윤서 씨 보내기 싫어?” 지성이 충격에 휩싸인 시선을 보내왔다. “저렇게 소란 피우는 여자는 한 번이면 충분해. 아무튼 저 여자도 갔으니까 나도 이젠 갈게, 푹 쉬어.” 지성이 재킷을 들어 방을 막 나가려던 찰나, 청하가 그의 손목을 덥석 휘어잡았다. “지성아, 내일도 올 거야?” 그에게서 잠시 침묵이 흘렀다, 차마 그녀의 표정을 보지 못했던 지성은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남겼다. “네 공연이면 당연히 오지.” 그의 손이 청하의 손바닥에서 미끄러지듯 빠져나갔다, 잡지도 못할 만큼 빨랐다. 한참을 멍하니 서 있던 청하에게 민희가 들어와 물었다. “사장님 별말씀 없으셨죠?” 고개를 든 청하가 싸늘한 웃음을 지었다. “무슨 말을 했겠어요?” “그럼 다행이네요. 제가 인턴더러 자리 남기라고 했거든요, 분명 8호라고 신신당부했는데 7호로 해버렸지 뭐예요. 그래서 8호 좌석 티켓이 팔렸더라고요! 배 사장님 별말씀 없으셔서 천만다행이다, 아니면 저 진짜 난감했을 거예요......” “뭐요? 진짜 8호 좌석이 팔린 게 맞다는 거예요?” 인터뷰는 인터뷰대로 펑크나 버린 데다 구정물까지 덮어쓴 윤서에게 오늘은 최악의 하루다. 막 택시를 타고 친구를 만나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