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99장
돌연 고개를 돌린 윤서가 그를 향해 유난히도 서글픈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래도 제 말 들어주는 게 배지성 씨라서 다행이에요, 다른 사람이었으면 약한 척 한다고 했을 걸요.
이런 집에서 태어나고도 울적해하는 게 참 웃기죠?”
침묵한 지성의 얼굴에 조롱이라곤 전혀 없었다.
한참 뒤에야 그가 입을 열었다.
“어떤 집에서 태어날지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유일하게 손에 쥔 건 자기 운명이죠.
성씨가 주는 속박만 보고 산다면 평생 거기에 갇힐 거예요. 반대로 동력을 보아낸다면 전혀 다른 인생이 될 수도 있고요.
윤서 씨는 자신의 목표를 향해 열심히 나아가고 있어요, 아주 잠깐 길을 잃었을 뿐이니까 다른 사람들의 참견은 필요치 않죠.”
윤서도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런 불쾌한 첫 만남을 가지고도 그가 이런 진심 어린 말을 건넨다는 게 말이다.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마음 풀어줄지는 예상도 못했어요.
방금 일은 사장님도 봤겠죠. 지금 이 집은 어렸을 때랑은 완전히 달라요, 그래서 전 늘 이런 상황이 닥칠 때마다 무기력하거든요.
어쩌면 그 이유 때문에 울적한지도 모르겠어요. 배지성 씨 말처럼 이 성씨가 저한테 다른 뭔가를 안겨줄 수도 있잖아요, 예를 들면 돈 같은?”
생긋 웃는 윤서를 보고 지성도 입꼬리를 들었다.
“농담도 하는 거 보니까 기분 꽤나 좋은가 보네요.”
“음, 맞아요.
생각보다 훨씬 더 유머러스한 분이시네요.
지난번 해프닝만 아니었으면 말 잘 통하는 친구가 됐을지도요.
그래도 제가 한 적 없다고 한 건 안 한 거예요, 윤청하 씨가 좌석 잘못 남긴 게 아닌지 사장님이 직접 확인해도 되고요.”
윤서의 돌직구가 지성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이런 단도직입적인 사람과 말 섞은 게 언제였더라.
굳이 숨은 뜻을 찾지 않아도 되는 게 후련하기까지 했다.
“그럼 제대로 찾아봐야겠습니다. 오해라면 다음엔 얼굴 보고 풀어도 좋고요.”
윤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전 조만간 다시 만날 거라 믿어요.”
준비하던 단독 인터뷰도 슬슬 진행할 수 있겠다, 거기에 그와 윤청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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