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00장
“사장님, 그날에 비해 훨씬 매너 있으시네요.”
윤서가 웃으며 뒤따라 나오니 지성이 눈썹을 으쓱거렸다.
“나윤서 씨도 그날에 비해 훨씬 살갑네요.”
동시에 웃음을 터뜨린 두 사람의 모습에 예린의 눈엔 아니꼽게만 보인다.
나윤서 저게 언제부터 또 배지성을 꼬드긴 거지?
분명 제가 먼저 찜한 사람인데 어디서 뻔뻔하게!
보는 눈이 많아 티를 낼 수 없었던 예린은 결국 억지 미소를 지으며 지성에게 다가갔다.
“어디 계셨어요 선생님? 한참이나 찾았는데 안 보이셔서요.”
예린은 그의 곁에 서 있는 윤서를 완벽히 무시해 버렸다. 서서히 가까워지려는 예린을 눈치챈 지성이 뒤로 물러나 적정 거리를 유지했다.
“누구?”
일순 예린의 얼굴이 완전히 굳어 내렸다. 윤서에게도 그녀의 속내는 뻔히 보였다.
그래도 지성에게 품어선 안될 마음을 품은 건 지극히 정상이다, 현장에 있는 모든 남자들을 다 합해도 그와는 비교도 안되니까.
예린이 그를 염두에 두는 것도 이해는 되지만 아무래도 너무 주제넘지 않았나 싶다.
제 처지도 모르고 배지성에게 접근하려 한다니.
수많은 명문가 딸들도 감히 다가가지 못한 채 바라보고만 있는데, 나예린이 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선생님은 농담도 참, 저 이집 작은 딸 나예린이에요.
아까 위에서 만난 적 있는데. 아, 제가 실수로 언니한테 밀려서 넘어지는 바람에 얼굴 못 보셨을 수도 있겠네요.”
웃으며 윤서를 흘겨보니 그녀는 시종일관 건조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다만 미세하게 끌어 올린 그 입꼬리는 절 비웃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예린이 이를 사리 물었다. 당장이라도 저 입을 찢어버리고 싶지만 지금은 꾹 참을 수밖에.
“미안합니다만 이 집엔 딸 하나인 거로 알고 있는데요. 작은 딸이 있다는 건 처음 듣습니다.”
윤서가 충격을 받은 듯 몸에 힘을 바짝 줬다. 이 남자가 제 편을 들어줄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래봤자 얼굴 한번 본 게 전부인데.
절 위해 나예린을 건드릴 필요까지는 없었는데, 다만 그는 상대를 전혀 안중에도 두지 않을 거다.
보기 좋게 일그러진 얼굴로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