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06장
배포 큰 예린의 모습이 윤서를 역겹게 만들었다.
“딱 한 번만 말하는데 난 그런 적 없어.
너랑 네 엄마가 날 어떻게 몰아붙여도 한 적 없다는 소리야. 네가 무슨 수로 보안 영상 손에 넣었는지는 모르겠다. 근데 아빠, 난 아니야.
그런데도 진짜 이 딸이 의심스럽다면 나도 어쩔 수 없지.”
윤서가 무거운 얼굴로 성호를 바라봤다. 아빠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성호 역시 재빨리 이 일을 마무리 지을 수밖에 없었다, 아직 지켜보는 구경꾼들이 이리도 많은데.
“됐어, 당신이 실수로 어디 두고 온 거면 어쩌려고? 책상 밑에 떨어졌을지도 모르잖아? 사람들 시켜서 찾게 해. 여러분들도 더는 여기 있으실 필요 없습니다, 제 부인이랑 딸이 농담 좀 한 거니까요. 여기서 끝내시죠.”
그는 당장이라도 손님들을 쫓아내고 싶은 마음이다.
이대로 갔다간 내일 또 어떤 놀림거리가 될지 모른다.
다만 화연은 끝까지 물러서지 않았다.
“여보, 내가 뭐 큰 거 바래? 윤서가 사과하기만 바라는데 그게 그렇게 어려워?
내가 뭘 해도 남들 눈엔 그냥 새엄마로 보일 거라는 거 알아.
근데 나도 충분히 잘해줬잖아, 대체 나한테 왜 이래? 이 집안 들어온 뒤로 억울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야, 내 딸도 나처럼 혼자 끙끙 앓기만 했다고. 여태껏 참았는데 우리 엄마 유물 잃어버리고서도 이대로 넘겨야 돼?”
품에 안겨 서글프게 읍소하는 화연의 모습은 어떤 남자가 봐도 흔들릴 정도였다.
나이가 들어가는 성호는 두말할 것도 없었다, 갈수록 누군가 제게 의지하길 원하고 있으니까.
“윤서야, 아줌마가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얼른 와서 사과해. 다른 건 나중에 우리 식구들끼리 얘기하고.”
미현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 저 남자는 평소에도 일 처리를 저렇게 하는 걸까? 윤서가 그동안 얼마나 당하고 살았을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성호 씨, 이건 아니죠.
부인이 자기 품에서 애교 좀 부렸다고 우리 윤서한테 사과를 강요해? 윤서가 한 건지 결론 난 것도 아니잖아요, 사과부터 하라는 건 너무한 거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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