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08장
“민아야, 무슨 말을 그렇게 해? 작은 아가씨한텐 좋은 어머니가 있잖아, 성이 나 씨는 아니어도 결국 우뚝 설 텐데.”
그들은 딱히 겁이 없었다, 그게 아니라 해도 나씨 집안에 설설 길 사람은 없다는 소리다. 윤서도 일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몰랐고 민아 역시 입을 다물었다.
“언제까지 소란 피울 거야, 각자 돌아가 이젠.”
성호는 우그러진 얼굴을 한 채로, 윤서는 마지막 손님을 배웅하고 있었다.
화연은 벌써 앞선 사람들의 말에 고개도 들지 못한다, 특별히 준비했던 눈물샘마저 말라버렸다.
수년간 한 침대를 쓴 화연은 성호가 가장 신경 쓰는 게 평판임을 잘 안다.
두 모녀를 막 데려왔을 때까진 정신을 쏙 빼앗겼다 해도 이젠 그 역시 적잖은 사람들이 절 호구라 부르는 걸 알게 됐다.
겉으론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척하지만 속사정이야 본인이 제일 잘 알겠지.
그랬던 그가 오늘 이 저택에서, 친히 마련한 연회에서 누군가에게 속내를 들키고 말았다.
제 아무리 아량 넓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피가 거꾸로 솟았을 거다, 거기다 이 모든 일의 원흉이 박화연 모녀이니 말이다.
식구들끼리만 남은 뒤에야 성호는 차디찬 웃음을 지었다.
“그 귀한 팔찌 아직도 찾을래?”
등줄기가 서늘해진 화연이 어쩔 수 없이 말했다.
“괜찮아, 우리 엄마 유품이라 해도 윤서 평판이 훨씬 더 중요하잖아.
분명 애가 장난이 심해서 내 팔찌 어디에 둔 거겠지. 다시 잘 찾아보라고 할게, 어디 구석에서 나올지도 모르잖아?”
“하, 장난이 심해? 어른인 당신도 그리 똑똑하진 않은 거 같던데. 그 많은 손님들 앞에서 굳이 팔찌 찾겠다고 고집 부렸잖아.
내가 그동안 사준 거로는 모자라? 카드에 잔액이 없나? 왜 하필 사람들 앞에서 날 망신시키지!”
“여보, 난 절대 당신 망신시키려던 적 없어. 혹시 손님 중에 있던 애들이 재밌어 보여서 가지고 갔을지도 모르잖아!”
“그게 아무리 소중했어도 손님들까지 남겨둬서는 안됐다 이 말이야!
내가 그 가난에 찌든 전남편 같아? 우리 집안에서 고작 그 돈은 아무것도 아니야.
팔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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