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16장
물병 뚜껑을 딴 민희가 거기에 빨대를 꽂아 청하에게 건넸다.
“방금 그 기자랑 구구절절 옳은 말만 하길래 난 네가 무용 업계를 위해 한 몸 불사를 줄 알았잖아!
별 감정 없는 나마저도 박수 칠 정도였어.”
청하가 담담하게 그녀를 훑었다.
“왜요? 내 연기가 너무 가짜 같았어요?”
“아니, 칭찬하는 거잖아.
근데 궁금하긴 하다, 왜 그런 경력 없는 기자를 택했어?
업계에서 이름 있다는 기자들이 와도 더 적절한 때를 기다린다면서 다 거절했잖아.
근데 나윤서는 새내기 아니야? 한신에선 발언권도 없어.
이건 너 스스로를 낮추는 걸 텐데?”
청하가 립스틱을 수정하며 대수롭지 않게 웃어 보였다.
“발언권이야 없죠, 내 위치에 어울리지도 않고. 근데 그 뒤에 나씨 집안이 있는 걸 어떡해?
기자들 아무리 찾아와도 나윤서 같은 명문가는 없었잖아요. 나 기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인터뷰 기사 쓸 거예요.
게다가 내가 한 말에 그렇게 격동한 사람이면 분명 어마어마한 노력을 들여서 내 기사에도 관심을 쏟겠죠. 그럼 일거양득 아니에요?
국내 홍보는 우리가 걱정할 것도 없다고요.”
민희가 생각에 잠겨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이상형에 대해서 그렇게 대답한 건 배 사장님이 들으면 화내지 않으실까?”
지성이 언급되자 청하는 직전의 냉랭함이 아닌 뾰로통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질투하라고 그런 거에요. 난 너 없이 못 사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줘야죠.
밖에 나 따르려는 남자들이 얼마나 많은데.”
“바깥 남자들이 아무리 잘났어도 넌 사장님만 신경 쓰잖아.
사실 사장님한테 홍보해 달라고 부탁하면 되지, 그분한테 식은 죽 먹기일 텐데.”
“매니저님은 몰라요.
지성이 마음 완전히 가지기 전까진 얽히지 않을수록 훨씬 좋다고요.
도와달라고 할 수는 있는데 절대 잇속 차리려고 접근하는 여자처럼 보여선 안돼요.
난 다른 여자들이랑 애초에 다르다고.”
많은 여자들이 그를 마음에 뒀을 거란 생각에 청하의 얼굴은 눈에 띄게 어두워졌다.
“그날 나씨 집안 연회에서 지성이가 언제 나왔다고 했죠?”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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