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26장
“그림 바꾸기 전에 아줌마가 아빠랑 상의했어, 나도 그게 맞다고 생각했고. 그래도 지금은 네 식구잖아?
그 그림이 떡하니 거실에 있으면 아줌마한테도 안 좋아. 그러다 남들이 보고 수군거리기라도 하면 어떡해?
일리 있는 제안 같아서 승낙했어. 그 그림은 윤서 네 방에 걸어도 되잖아, 안 그래?
방엔 그림 없었던 거로 기억하는데.”
성호가 당연하다는 듯 화연의 말에 동의했다는 부분이 윤서를 더 서럽게 만들었다.
결국 그들 세 식구는 진작 아빠에게 과거의 기억으로만 남았음을, 윤서 혼자만 그리워하고 있음을 뜻하는 게 아닌가.
“내 말 못 알아들어 아빠?
그림이 없어졌고 난 아직도 못 찾았다고!
엄마가 떠났어도 옛정은 잊지 말아야지.
우리 가족 떠올리려고 걸어둔 그림을 아빠가 직접 바꾸라고 일러?”
성호의 얼굴도 서서히 굳어 내렸다. 그는 옛정을 잊었다는 말을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이다, 특히나 얼마 안돼 화연과 재혼한 뒤로는 더더욱.
남들은 그렇다 쳐도 어떻게 딸마저 그를 매정하다 여기는지.
이게 다 윤서에게 보다 완성한 가정을 만들어주려던 게 아닌가?
“안 보이면 말지. 네가 아무렇게나 그린 그림일 뿐이잖아, 별 가치도 없고.”
야멸친 모습의 성호는 윤서와 멀찌감치 거리를 두고 있었다. 직전 딸을 감싸주던 아빠의 모습은 자취를 감췄다.
“그래도 너 이젠 어른이고 안다고 생각해서 이런 말까진 안 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유치할 줄은 몰랐다.
아줌마가 그 그림 바꾸는 건 당연한 일이야. 이젠 세월이 얼마나 흘렀는데 너도 현실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
네가 아등바등 애써도 엄마는 못 돌아와.”
일순 윤서의 가슴이 싸늘하게 식어 내렸다.
“무슨 말이야 그게? 나도 엄마 더 이상 못 돌아온다는 건 알아. 그렇다고 엄마에 관한 기억마저 지워야 돼?
아빠가 박화연이랑 재혼한다고 했을 때 내가 반대했어?
날 위해서라는데 애초에 내가 엄마 역할 대신해 줄 사람은 원치 않는다는 생각 해본 적 있어?
아빠는 늘 이렇게 이기적이야. 날 위해서가 아니라 차라리 아빠를 위해서라고 해. 이젠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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