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39장
많은 이들이 가질 수 있는 연락처지만 정작 제 손에 쥐어지니 상당한 무게감이 느껴졌다.
“......”
윤서가 침묵을 유지했다. 지성은 낯선 번호인 걸 확인하고는 물었다.
“스팸인가?”
당장 전화를 끊을 기세에 윤서가 다급히 그를 말렸다.
“끊지 마세요! 저예요!”
윤서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지성은 흥미로운 미소를 띠며 의자에 기댔다.
“나윤서 씨였군요, 그런데 무슨 일로?”
이상하게도 지성의 음성에 수화기 너머 윤서의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저, 저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서요. 실례가 되진 않을지......”
“실례될 거 알면 안 물으면 되죠. 간단한 거 아닙니까?”
윤서는 그가 전화를 끊어버릴까 마음 졸이고 있었다. 정작 지성은 그녀를 놀리고 싶은 생각을 하고 있는데 말이다.
“꼭 드려야 되는 질문이라서요.”
이젠 지성마저 호기심이 동했다. 겨우 얼굴 몇 번 본 게 다인데 꼭 해야 할 질문이라는 게 뭘까.
“자세히 말해보시죠.”
심호흡을 크게 한 윤서는 대단한 결심이라도 내린 듯, 두 손으로 휴대폰을 잡고 물었다.
“배연 그룹에서 개발 예정인 지역에 문제 생긴 거 아세요?
비쩍 마른 노숙자 하나가 부지를 떠돌면서 배연 그룹 때문에 집도 가족도 잃었다 호소하고 있거든요.”
말을 마치고 숨죽인 윤서의 귀엔 지성의 짧은 호흡 소리가 들릴 뿐이었다.
“하.”
그 뒤로 1분 가량이 더 흘렀다. 윤서는 지성의 코웃음을 들은 게 맞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 나 추궁하러 온 겁니까? 배연 그룹이 그 노숙자와 관련 있다고?”
윤서가 미간을 와락 구겼다.
“당연히 관련 있죠!
곧 개발될 부지에 한때 자기 집을 가지고 있던 분이니까요.”
“나윤서 씨도 한때라고 말했잖아요? 그럼 지금은 왜 없을까요?
그야 당연히 개발사의 이주 조건을 받아들였기 때문이죠.
왜 그 일을 나한테 묻는지 모르겠네요.
내가 노숙자 거처를 해결해 주길 바라는 겁니까, 아니면 내가 그렇게 만들었다 여기는 겁니까?”
윤서는 왜 지성에게 전화를 걸었나, 그저 답을 듣고 싶었을 뿐이다.
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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