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74장
“사장님이 그러시는데 제가 걱정할 건 없죠. 강세민 씨한테 소식 전하면 분명 좋아하실 거예요.”
팔짱을 낀 윤서는 더 이상 개입하지 않겠다는 데에 동의한 듯 보였다.
하지만 지성은 그녀가 절대 순순히 물러서지 않을 거라는 걸 안다.
“다시 한번 말하는데 몰래 개발사 조사할 생각은 하지도 마요.
그러다 사고 나면 아무도 못 구해주니까.”
심각한 지성의 목소리에 윤서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까지 말씀하시는데 제가 목숨까지 내걸 순 없잖아요.
제 질문은 끝났습니다, 사장님도 답을 주셨으니 이쯤에서 끝낼까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윤서는 자료를 가방에 집어넣었다.
앉아있던 지성이 참지 못하고 피식 웃어 보였다. 저보다 한발 앞서 떠나려는 사람은 또 오랜만이다.
감히 그럴 수 있는 이도 어쩌면 나윤서가 유일하다. 다만 떠나기 직전, 윤서는 난데없이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
지성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잘 모르시겠지만 사장님은 뭔가 켕기는 게 있을 때 저도 모르게 손가락을 문지르시더라고요.
그걸 알게 돼서 전 너무 기뻤어요.
안녕히 계세요——”
윤서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떴다. 혼자 남겨진 지성은 그녀의 마지막 말을 곱씹고 있었다.
윤서는 후련한 마음으로 카페를 나왔다. 지성의 대답이 썩 듣기 좋은 건 아니었지만 벌써 그 해답을 찾았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그녀를 도와줄 때만큼은 이 남자도 진심이었다는 것. 집안과의 협력, 아빠의 체면을 위해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게 아니었다는 걸 말이다.
차에 올라 백미러를 보고 나서야 윤서는 빨갛게 달아오른 두 볼을 보게 됐다.
어찌나 뜨겁던지 계란도 거뜬히 익힐 것 같았다.
운전대에 고개를 파묻은 그녀의 입가엔 주제할 수 없는 미소가 걸려있었다.
전엔 결혼을 서두를 생각이 없었으나 마음 맞는 상대가 있다면 진지하게 고려해 봐도 괜찮을 듯 싶다.
지성은 윤서가 이런 사소한 습관을 알아챘을 줄은 미처 몰랐다. 또 언제 무의식적으로 손가락을 문질렀는지도 모르겠다.
“모르겠다.”
결국 그는 할 수 없이 고개를 저었다.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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