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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75장

“네가 그 사진 사면 되지, 해결할 방법은 많잖아. 그럼 이렇게 하는 거다. 내일 나 데리러 와——” “그래.” 통화를 마친 지성이 한숨을 내쉬었다. 청하와 친구 이상으로 가까운 사이인데도 어째서인지 앞으로 더 나아가기가 힘들다. 지성은 스스로가 아직 그 일을 마음에 두고 있다는 걸 안다. 두 사람은 어쩌면 이런 사이가 최선일지도. 청하는 전화를 끊자마자 웃음기를 빼고 매니저에게 쌀쌀맞게 물었다. “파파라치 기자들 준비했죠?” “준비는 했는데 진짜 이렇게 할 거야? 사진 찍히면 사장님 분명 화내실 텐데. 아직까지 언론에 공개된 적 없잖아......” 민희는 여전히 망설였다. “이럴수록 네가 사장님이랑 더 멀어지는 거 아닐까?” “매니저님이 뭘 알아요? 지성이에 대해 알지도 못하면서, 난 몰아붙일 거예요. 내가 한걸음 다가가면 걔는 뒤로 물러서요. 그때 일 마음에 두고 있는 건 알겠는데 벌써 몇 년이나 지났다고 이래! 사진 찍혀도 나쁠 건 없지, 대신 내 인지도도 높여주고. 아 맞다, 지난번 인터뷰는요? 왜 아직도 원고가 안 오는데? 그 여자는 대체 일을 어떻게 하는 거야?” 민희가 재빨리 답했다. “한신 일보 관계자가 나한테 연락했어. 성의를 표하려고 더 경험 많은 선배가 원고 맡게 됐대. 인수인계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고. 걱정 마, 대충 하진 않을 거야.” 집으로 가기 전, 지성은 할머니가 보낸 문자를 보고 별수 없는 듯 웃어 보였다. 지난번 식사 자리에서 결혼 얘기가 오간 뒤로 할머니는 그가 잊기라도 할까, 하루가 멀다 하고 귀띔을 하신다. 마음에 둔 사람이 있다면 이 나이에 결혼하는 것도 괜찮지만 없다는 게 문제였다. 또한 다른 이가 제 발목을 잡는 것도 원치 않았다. “모레 저녁엔 야근하지 말고 바로 와, 멋지게 차려입고.” 잘 숨겼다 여기셨겠지만 지성은 틀림없이 할머니가 어느 명문가 자제와의 소개팅 일정을 잡았으리라 확신했다. 하지만 그저 다른 여자와 밥 한 끼 먹는 게 다였기에 연로하신 할머니의 체면을 깎긴 싫었다. 다음날, 지성은 약속 시간에 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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