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90장
“그만해, 윤청하 넌 먼저 가봐.”
“왜 말 못하게 해? 다 맞는 말이잖아, 나윤서 씨는 들으면 안돼?”
억울해하는 청하의 모습에 윤서의 얼굴도 싸늘하게 식었다.
“할 얘기 있으면 바로 해요, 빙빙 돌릴 필요 없잖아요.
지금 모습은 인터뷰 때랑 상당히 다르네요, 윤청하 씨가 솔직한 타입인 줄 알았는데.”
윤서도 대체 진짜 청하의 모습이 뭔지 모르겠다. 인터뷰 때까지만 해도 유쾌한 대화가 이어졌는데 지금은 왜 이렇게 변했을까.
오히려 지난번 무대에서 선보인 한 맺힌 여자와 제법 닮아있었다.
“하, 빙빙 돌리는 건 그쪽도 마찬가지 아니에요?
경고하는데 지성이한테 접근하려고 하지 마요, 다른 마음은 더더욱 품지 말고.
난 나윤서 씨 진짜 속내가 뭔지 안다고!”
청하의 기막힌 말에 윤서는 결국 소리 내 웃고 말았다.
“지난번 인터뷰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나 보네요. 아니면 제가 왜 윤청하 씨의 이런 유머러스한 면을 알아채지 못했을까요?”
청하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직전 고상하게 굴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전혀 타격감이 없을 줄이야, 윤서는 그녀의 말에 화를 내지도 않았다.
“그게 무슨 뜻이에요? 말 돌리지 마!”
“윤청하 씨가 인간이길 포기한 건 이해하는데요. 남들도 다 본인처럼 여우짓이나 한다고 착각하진 마요.”
배배 꼬인 윤서의 말에 듣고 있던 루시가 입꼬리를 들썩였다.
모두들 윤서는 그저 얼굴만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그동안 생떼를 부리던 청하마저 기가 죽었다니!
윤서는 겨우 몇 마디로 청하를 자극해 그녀의 가면을 벗겨냈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는 건 정말 맞는 말인가 보다.
지성도 참지 못하고 옅은 미소를 띠었다. 그게 청하를 더욱 용납할 수 없게 만든다.
“배지성, 딴 사람이랑 손잡고 나 비웃는 거야?”
청하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
“난 널 위해서 이러는 건데, 진짜 너무 실망이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내뱉은 청하가 문을 박차고 나갔다. 윤서는 그녀에게 부딪혀 그만 중심을 잃을 뻔했다.
이젠 기사더러 청하를 데려다주라고 할 필요도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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